靑 “문 대통령, ‘앉아도 되나’ 문화재청장에 확인했다”

입력 2022-04-08 06:23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오후 북악산 남측 탐방로에 위치한 절 터(법흥사터 추정)에서 김현모 문화재청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청와대 제공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이 법흥사터(추정) 연화문 초석을 깔고 앉아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사려 깊지 못했다고 사과하면서 “(동행한) 문화재청장에게 앉아도 되냐고 확인을 했다”고 언급했다.

박 수석은 7일 MBN 뉴스와이드에서 “언론과 불교계에서는 오래된 종교적, 역사적, 문화적 의미가 있는 그런 원초석 위에 앉은 걸로 그렇게 잘못 오해하실 수가 있다”며 “원래 있었던 그 초석이 아니라 해방 이후에 누군가가 법흥사를 한번 복원해 보려고(가져다놓은 것). 여기저기 버려져 있던 소위 그냥 그런 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수석은 “설사 복원을 위한 그런 돌이라 하더라도 저기에 연화문이 새겨져 있으니 어떨지는 모르겠다”면서 “대통령이 그런 감수성을 다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문화재청장에게 ‘여기 혹시 앉아도 되느냐’고 확인을 했다”라고 했다.

이어 “저기서 또 올라가면 불상, 부처님 한 분이 청와대 관저 뒤에 계신데 그 부처님께 대통령 두 분 내외께서 청와대 참모들과 함께 정말 정중하게 예를 갖추는 이런 모습도 있었다”며 “대통령이 부처님을 대하는 그런 공경이나 불교를 대하는 존중의 마음이 그것(초석 논란)과 관련이 없다”고 적극 해명에 나섰다.

박 수석은 “불편하신 점이 있었다면 저희들이 그 문제는 사려 깊지 못했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실도 있다는 사실을 꼭 말씀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과 동행한 김현모 문화재청장에 대해서는 “문화재청장도 아마 저게 최근에 이렇게 깎아놓은 그런 거기 때문에 유적이나 이런 것으로는 생각을 안 하시고”라며 “본인도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서 죄송하다 말씀 하셨으니 이 정도로 이해를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는 지난 5일 청와대 뒤편 북악산 남측 탐방로의 개방을 기념한 산행에서 법흥사 추정 절터에 도착해 연화문 초석에 앉아 김 문화재청장과 대화하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불교계 언론인 법보신문이 6일 <대웅전 초석 깔고 앉은 문 대통령 부부…”청와대 문화유산 인식 수준 참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문화재청은 7일 “문 대통령 내외가 착석하신 법흥사터(추정) 초석은 지정 또는 등록문화재가 아니다”라며 “사전에 보다 섬세하게 준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감하며 앞으로는 더욱 유의하겠다”고 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