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저격수 신평, 이번엔 이준석 조준 “성접대 의혹 맞다고 봐”

입력 2022-04-08 05:56

“이준석 대표가 성접대와 뇌물수수를 한 게 맞다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옷값 논란’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의 입학취소 사태 등을 비판하며 ‘여권 저격수’ 역할을 했던 신평 변호사가 이번에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정조준했다.

신 변호사는 7일 페이스북에서 이같이 말하며 이 대표가 당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신 변호사의 글은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이 이 대표를 겨냥해 “성 접대 및 증거 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처음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한 이후 올라왔다.

앞서 신 변호사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제기한 이 대표의 성접대 의혹을 두고 지난해 12월 29일 “진위 여부를 떠나 당대표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번에는 아예 의혹을 사실로 단정하는 표현으로 나아갔다.

“이준석, 성접대·뇌물수수 맞다” 주장… 사퇴 요구
신 변호사는 “이 대표가 성접대와 뇌물수수 의혹에 이어 그 증거인멸의 시도가 드러나는 모양”이라며 “이 대표는 이에 관해 지금 일체의 언급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오랜 법조의 경험을 거친 내 입장에서 전후의 맥락을 볼 때 이 대표가 성접대와 뇌물수수를 한 것이 맞다고 본다”며 “젊었을 때의 일시적 실수라고도 볼 수 있으나, 그러기에는 그 뇌물의 액수가 너무 크고 성접대의 방식도 고약하다”고 주장했다.

신평 변호사가 지난해 11월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러면서 “또 젊었을 때 그런 일을 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에게 공적인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공정하고 깨끗한 태도를 더욱 기대하기 힘들다고 본다”며 “나아가 그는 공적인 일을 하는 측근 인사를 보내어 그 증거인멸을 시도하기까지 했다”고 주장을 이어갔다.

신 변호사는 또 “일련의 일들은 그의 전체적 평판에 대단히 어두운 그늘을 지우게 한다”며 “과연 그는 지금이건 장래건 책임 있는 공직자의 임무를 수행할 자격을 갖춘 사람일까. 이제 물러나는 것이 최소한의 양식에 부합하지 않을까”라고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 “이 대표 통화녹취 나와”… 尹측은 ‘거리두기’
같은 날 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대표가 성 접대 의혹과 관련해 증거 인멸을 교사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면서 “제1야당 대표이자 곧 집권여당 대표가 될 사람이 성 접대도 부족해 증거 인멸을 교사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입장 표명 배경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측의 공신력을 신뢰하기 어려워 그동안 지켜봐 왔지만 의혹이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이 대표의 통화녹취 등 물증이 나오고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가세연은 지난 4일 과거 이 대표에 대한 의전을 담당한 인물로 지목된 A씨와 이 대표 간 통화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해당 통화는 지난해 12월 27일 가세연이 이 대표의 성 접대 의혹을 제기하는 방송을 한 후 이뤄졌다. 가세연은 당시 유튜브 방송을 통해 “이 대표가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로부터 대전의 한 호텔에서 성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가세연이 의혹을 제기한 다음날 페이스북을 통해 “아이카이스트라는 회사에 대한 수사 중 저에 대한 문제가 발견됐다면 그 당시에 수사가 들어갔을 사안이지만 저는 단 한 번도 수사를 받은 적도, 이와 관련한 어떠한 연락도 받은 적이 없다”며 “1000여 페이지에 달한다는 아이카이스트 수사 기록 중에 발췌 없이 제가 언급된 내용을 모두 공개하라”고 반박했다.

배현진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이 6일 서울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 당선인 측은 이번 사건과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지난 6일 정례 브리핑 후 질의응답에서 ‘가세연이 추가로 제기한 의혹에 대해 당선인이 인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 사안에 관심을 쏟고 집중할 시기가 아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 새 정부 출범과 인수위를 통한 정부조직 직제 개편, 그리고 국민 앞에 모실 훌륭한 인재들을 먼저 선보이는 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당선인은 그 부분에 관해서 살펴볼 여력이 전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