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표가 성접대와 뇌물수수를 한 게 맞다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옷값 논란’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의 입학취소 사태 등을 비판하며 ‘여권 저격수’ 역할을 했던 신평 변호사가 이번에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정조준했다.
신 변호사는 7일 페이스북에서 이같이 말하며 이 대표가 당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신 변호사의 글은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이 이 대표를 겨냥해 “성 접대 및 증거 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처음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한 이후 올라왔다.
앞서 신 변호사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제기한 이 대표의 성접대 의혹을 두고 지난해 12월 29일 “진위 여부를 떠나 당대표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번에는 아예 의혹을 사실로 단정하는 표현으로 나아갔다.
“이준석, 성접대·뇌물수수 맞다” 주장… 사퇴 요구
신 변호사는 “이 대표가 성접대와 뇌물수수 의혹에 이어 그 증거인멸의 시도가 드러나는 모양”이라며 “이 대표는 이에 관해 지금 일체의 언급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고 운을 띄웠다.그는 “오랜 법조의 경험을 거친 내 입장에서 전후의 맥락을 볼 때 이 대표가 성접대와 뇌물수수를 한 것이 맞다고 본다”며 “젊었을 때의 일시적 실수라고도 볼 수 있으나, 그러기에는 그 뇌물의 액수가 너무 크고 성접대의 방식도 고약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또 젊었을 때 그런 일을 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에게 공적인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공정하고 깨끗한 태도를 더욱 기대하기 힘들다고 본다”며 “나아가 그는 공적인 일을 하는 측근 인사를 보내어 그 증거인멸을 시도하기까지 했다”고 주장을 이어갔다.
신 변호사는 또 “일련의 일들은 그의 전체적 평판에 대단히 어두운 그늘을 지우게 한다”며 “과연 그는 지금이건 장래건 책임 있는 공직자의 임무를 수행할 자격을 갖춘 사람일까. 이제 물러나는 것이 최소한의 양식에 부합하지 않을까”라고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 “이 대표 통화녹취 나와”… 尹측은 ‘거리두기’
같은 날 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대표가 성 접대 의혹과 관련해 증거 인멸을 교사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면서 “제1야당 대표이자 곧 집권여당 대표가 될 사람이 성 접대도 부족해 증거 인멸을 교사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그는 입장 표명 배경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측의 공신력을 신뢰하기 어려워 그동안 지켜봐 왔지만 의혹이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이 대표의 통화녹취 등 물증이 나오고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가세연은 지난 4일 과거 이 대표에 대한 의전을 담당한 인물로 지목된 A씨와 이 대표 간 통화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해당 통화는 지난해 12월 27일 가세연이 이 대표의 성 접대 의혹을 제기하는 방송을 한 후 이뤄졌다. 가세연은 당시 유튜브 방송을 통해 “이 대표가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로부터 대전의 한 호텔에서 성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가세연이 의혹을 제기한 다음날 페이스북을 통해 “아이카이스트라는 회사에 대한 수사 중 저에 대한 문제가 발견됐다면 그 당시에 수사가 들어갔을 사안이지만 저는 단 한 번도 수사를 받은 적도, 이와 관련한 어떠한 연락도 받은 적이 없다”며 “1000여 페이지에 달한다는 아이카이스트 수사 기록 중에 발췌 없이 제가 언급된 내용을 모두 공개하라”고 반박했다.
윤 당선인 측은 이번 사건과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지난 6일 정례 브리핑 후 질의응답에서 ‘가세연이 추가로 제기한 의혹에 대해 당선인이 인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 사안에 관심을 쏟고 집중할 시기가 아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 새 정부 출범과 인수위를 통한 정부조직 직제 개편, 그리고 국민 앞에 모실 훌륭한 인재들을 먼저 선보이는 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당선인은 그 부분에 관해서 살펴볼 여력이 전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