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그만해” 절박한 외침…‘계곡살인’ 사건당일 영상

입력 2022-04-08 04:57 수정 2022-04-08 05:03
채널A 보도화면 캡처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사망한 피해자 윤모(당시 39세)씨의 생전 마지막 모습이 공개됐다.

사건 당일인 2019년 6월 30일 용소계곡에서 촬영된 영상을 7일 채널A가 입수해 보도했다. 피의자인 윤씨의 아내 이은해(31)와 공범인 내연남 조현수(30), 또 다른 공범 A씨(30)가 등장한다.

영상에는 계곡 절벽 위에서 다이빙 시범을 보이는 조현수의 모습이 담겼다. 조현수는 다이빙 이후 공범 A씨와 함께 윤씨가 타고 있는 튜브를 강제로 흔들며 겁을 줬다. 겁을 먹은 윤씨는 괴로운 듯 귀를 막으며 “그만, 그만해” 라고 소리쳤다. “내가 미안. 사과할게. 그만하자”라고 애원도 했다.

그럼에도 일행은 윤씨를 향한 조롱성 발언을 계속했다. 조씨가 A씨의 튜브를 뒤집으려는 모습을 계곡 밖에서 지켜보던 이은해는 웃으면서 “무거워서 못 뒤집네. ○○야. 같이 가서 뒤집어”라고 말했다.

살인 혐의를 받고 도주 중인 이은해(31·여)와 공범 조현수(30). 인천지검 제공

검찰에 따르면 이은해와 조현수는 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윤씨에게 다이빙할 것을 강요한 뒤 그의 구조 요청을 묵살해 사망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윤씨 명의로 든 생명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들은 같은 해 2월과 5월에도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윤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도 있다.

조현수의 친구인 남성 A씨도 공범으로 지목돼 살인 및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미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이은해와 조현수는 지난해 12월 13일 첫 검찰 조사 후 잠적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이들의 얼굴 사진 등을 언론에 제공하고 공개 수사로 전환했으나 이들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한 상태다.

한편, 이은해의 옛 남자친구들이 태국과 인천에서 각각 사고로 숨진 의혹에 관해서도 인천경찰청이 조사에 나선다. 이은해를 둘러싼 의문사 의혹은 ‘태국 파타야 스노클링 사망’과 ‘인천 석바위 교통사고 사망’ 등 2건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