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폭격기’ 노우모리 케이타(등록명 케이타)의 쇼가 시작됐다. 남자배구 KB손해보험이 대한항공을 꺾고 챔피언결정전을 최종전으로 이끌었다.
KB손해보험이 7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3대 1(18-25, 25-19, 27-25, 25-18)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KB손해보험의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 승리다. 코로나19로 3전 2선승제로 축소된 챔피언결정전은 1승 1패 균형을 맞추며 마지막 3차전을 향했다.
케이타가 양팀 최다득점인 35점, 공격성공률 58.92%를 기록하며 원맨쇼를 펼쳤고, 김정호도 12점, 공격성공률 62.5%를 기록했다.
1차전 패배로 벼랑 끝에 몰린 KB손해보험은 홈에서 설욕을 다짐했다.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시합은 마지막 휘슬이 울릴 때까지 모른다”며 “스포츠에서 가장 재밌고 짜릿한 게 역전승이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퇴장하면서는 “인천에서 뵙겠습니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적진에 온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KB손해보험의 첫 챔프전 홈경기다. 치열한 싸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며 “내가 여기 온 이유는 팀에 별(우승) 하나를 추가하기 위해서다. 좋은 쇼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KB손해보험은 사상 처음 올라온 챔피언결정전에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1세트를 18-25로 쉽게 내준 KB손해보험은 2세트 반격에 나섰다. 잠잠했던 ‘말리폭격기’ 노우모리 케이타(등록명 케이타)가 2세트 10점(공격성공률 60%, 공격점유율 71.43%)을 몰아치며 공격을 이끌었다. 김정호가 5점(공격효율 100%)을 보탰다.
3세트는 케이타쇼가 펼쳐졌다. 세트 내내 끌려가며 19-24로 대한항공에 세트포인트를 내준 상황에서 김정호의 백어택 성공으로 20-24를 만들면서 케이타의 서브가 돌아왔다. 케이타는 5연속 득점을 내며 기어코 25-24 역전에 성공했고, KB손해보험이 27-25로 세트를 가져왔다. KB손해보험의 수비 집중력도 케이타의 득점을 뒷받침했다. 케이타는 3세트도 12점(공격점유율 73.08%, 공격성공률 57.89%)를 기록하며 ‘하드 캐리’했다.
달아오른 KB손해보험의 기세는 이어졌다. KB손해보험은 4세트를 그대로 가져오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케이타는 마지막 득점도 본인이 결정지었다.
케이타는 경기 후 “기분이 정말 좋다. 경기장 들어오기 전 선수들과 ‘같이 인천에 꼭 가자’고 했고 그걸 위해서 다 같이 싸웠다”며 “내가 했던 말을 이뤄서 좋고 (최종전이) 많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3세트 막판 ‘원맨쇼’에 대해서는 “케이타의 마인드로 했다. ‘저스트 고(Just Go)’ 그게 제 본 모습”이라며 “되면 되는 거고 안 되면 다음 세트에 잘하자는 심정으로 볼을 던졌다. 한 번은 네트에 볼이 맞을 뻔했는데 맞지 않아서 잘 될 거라 믿었다”고 돌아봤다.
우승 약속도 다시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 경기는 쉽지 않겠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며 “(우승을) 약속했고 나는 약속하면 꼭 지키는 사람이다. 마지막 경기인 만큼 제가 가진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케이타는 본인이 뭘 해야 하는지 아는 선수고 계속 노력하고 있었다”며 “케이타를 믿고 있었고 그게 3세트 후반에 터진 것 같다”고 말했다. 구단 첫 챔프전 승리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잘해줬기 때문에 이런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무조건 우승하겠다”며 “지켜봐달라”고 덧붙였다.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경기 후 “우선 KB손해보험에 승리를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기회가 왔을 때 득점을 못 냈고, 큰 그림으로 봤을 때는 서브가 잘 통하지 않았던 것도 패인”이라며 “3차전은 홈경기이기 때문에 우리의 날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KB손해보험 홈구장인 의정부체육관에는 관중 2027명(전체 3300석)이 방문해 홈에서 열리는 구단의 첫 챔피언결정전의 열기를 실감케 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코로나로 관중 70%만 입장을 받았는데 많이 방문해주셨다”고 말했다.
의정부=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