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경X‘믿보배’X제주도…상반기 기대작 ‘우리들의 블루스’

입력 2022-04-07 16:21 수정 2022-04-07 16:23
7일 열린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제작발표회에서 김규태 감독과 이병헌, 신민아, 노희경 작가, 한지민, 이정은, 엄정화, 차승원, 김우빈(왼쪽부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CJ ENM 제공


‘새로운 시작, 절정에 서있거나 삶의 끝자락에 서있는 시고 달고 쓰고 떫은 우리들의 인생 이야기. 당신의 삶을 응원하며….’

세상 모든 인생을 응원하는 소개 문구를 공개한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가 오는 9일 베일을 벗는다. 드라마는 따뜻하고 생동감 넘치는 제주에서 차고 거친 바다를 배경으로 다양한 인물들의 각양각색 인생 이야기를 그리는 옴니버스 드라마다.

‘그들이 사는 세상’ ‘디어 마이 프렌즈’ ‘괜찮아, 사랑이야’ ‘그겨울 바람이 분다’ 등 다양한 웰메이드 드라마를 쓴 노희경 작가와 이병헌, 신민아, 차승원, 이정은, 한지민, 김우빈, 엄정화, 고두심, 김혜자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만남으로 올 상반기 드라마 최고 기대작으로 꼽혀왔다.

7일 오후 열린 ‘우리들의 블루스’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노 작가는 옴니버스 구성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10여년 전부터 옴니버스를 하고 싶었다. 남녀 두 주인공의 이야기가 지겨웠다”며 “우리 모두가 각자 삶의 주인공인데 드라마에선 두 사람만 따라가야 하는 게 불편했다”고 말했다.

제작발표회에선 주연 배우들이 모이게 된 일화가 공개됐다. 당초 노 작가가 쓴 다른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우리들의 블루스’ 출연진이 캐스팅됐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해외 촬영이 어려워지면서 계획했던 드라마 제작이 연기됐다. 배우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병헌이 노 작가에게 “다른 작품 써둔 것 없으시냐”고 질문했고, 그 질문에 대해 고민하던 노 작가가 이번 드라마를 새로 쓰면서 배우들을 그대로 모은 것이다.

동석 역을 맡은 이병헌은 “작가님 작품을 언젠가 꼭 해보고 싶었고 이 훌륭한 배우들이 다같이 모인다는 건 쉽지 않다”며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부터 만족스러웠다”고 돌이켰다. 이어 “드라마가 상처를 안고 사는 인물들을 보여주는데, 살아간다는 게 그런 상처를 잊으려 하고 이겨내려 하는 일의 반복 아닌가 생각한다”며 “상처를 이겨내는 인물들의 모습을 보면서 감동과 희망을 가지게 되는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고향 제주로 발령받아 온 은행 지점장 한수를 연기한 차승원은 출연을 결정한 계기에 대해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이 배우들이 다 참여한다고 해서 처음엔 믿지 않았다”며 “노희경 드라마는 그냥 하는 게 최고로 좋기 때문에 어떤 설정을 가지고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보석같은 글이 연기를 아우른다”고 말했다.

제주도가 드라마의 주요 배경인만큼 촬영은 80% 가량이 제주도에서 진행됐다. 노 작가가 제주도를 배경으로 고른 건 한국적인 정서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 곳이라고 판단해서다. 몇 년간 제주에서 글을 쓰면서 오일장, 해녀, 상인들을 취재하면서 그들의 애환에 공감했다고 노 작가는 밝혔다.

드라마의 제목을 정하게 된 이유는 블루스가 흑인 서민 음악이기 때문이다. 노 작가는 “아픈 사람들이 아프지 않으려고 부른 노래라는 점이 좋았다. 또 음악은 아무리 슬퍼도 짧게 끝나는 대신 여운이 오래 간다”며 “애환이 어떻게 음악으로 표현되는지 신경을 많이 썼다. 상처가 있지만 희망을 더 이야기하는 축제같은 느낌이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연출을 맡은 김규태 감독은 “대본이 드라마적이면서도 영화적인, 묘한 경계가 있는 구성이다. 두 장르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과욕을 부리기보다 기본에 충실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며 “인물의 마음에 집중하면서 살짝은 곁에서 지켜보도록, 그래서 시청자들에게 강요하지 않고 천천히 스며들게 하자는 생각으로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