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문 대통령 부부 절터 착석에 “지정문화재 아냐”

입력 2022-04-07 14:25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5일 서울 북악산 법흥사터에서 김현모 문화재청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서영희기자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절터 초석에 앉은 사진이 공개된 뒤 불교계를 중심으로 비판이 나오자 문화재청이 7일 “초석은 지정·등록문화재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지난 5일 김현모 문화재청장 등과 북악산 전면 개방 기념 산행 중 법흥사로 추정되는 절터의 연화문 초석에 앉아 법흥사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해당 사진을 본 불교계는 “불교 문화유산 인식 수준이 참담하다”는 비판을 내놨다. ‘대통령이 전통문화를 가볍게 대하는 것은 일반인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문 대통령 부부가 몰랐다고 하더라도 문화재청장이 그걸 보고 가만히 있었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 등의 지적도 잇따라 나왔다.

이에 문화재청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초석이 중요한 문화재가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사전에 행사를 섬세하게 준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공감하며 앞으로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흥사터의 소중한 가치를 온전히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불교 문화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불교문화재연구소 유적연구팀에 따르면 논란이 된 초석은 일제강점기 이후 사찰 복원을 위해 옮겨온 것으로 추정된다. 법흥사는 신라 진평왕 때 건립됐다고 전해지지만, 구체적인 기록은 확인되지 않는다. 지금은 건물터와 축대, 주춧돌만 남아있는 상태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 임기를 한 달 정도 남기고 6일부터 청와대 인근 북악산을 전면 개방했다. 북악산은 북한이 남파한 무장간첩 김신조 침투 이후 54년 만에 시민에게 개방된 것으로, 이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김민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