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화폐 인기에 조기 소진…충전 한도 낮춘다

입력 2022-04-07 11:01 수정 2022-04-07 13:27
대구행복페이 모습. 국민DB

대구 지역화폐인 대구행복페이 인기가 높아지면서 조기 소진으로 이용을 못하는 시민들이 늘어나자 대구시가 한도 조정 카드를 꺼냈다. 1인당 충전 금액을 줄이더라도 더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것이 당초 취지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시는 대구행복페이 가입자와 충전 이용자 급증으로 월간 발행액 1000억원이 조기 소진돼 매월 충전하지 못하는 이용자가 발생하고 있어 대책을 마련했다고 7일 밝혔다.

시는 매월 1000억원, 연간 1조1000억원 발행 규정을 연간 1조1000억원 총액 발행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또 개인별 충전한도를 현재 월 5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축소 조정해 보다 많은 시민들이 대구행복페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살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도입한 대구행복페이는 발행 직후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소비자 할인율 10%, 카드 무료 발급 혜택에 많은 시민들이 가입했다.

2020년 3000억원으로 시작했는데 인기가 높아 지난해 1조430억원을 발행했다. 올해도 1조1000억원을 발행한다. 하지만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2020년 말 29만명이던 대구행복페이 가입자 수가 지난해 말 49만명으로 급증했다. 올해 1월 말 기준 가입자 수가 벌써 59만명을 기록했다. 지난 1월부터 월간 발행액을 1000억원으로 한정해 발행했는데 1월 발행 물량이 일주일 만에 소진됐다.

이에 시는 지난 2월 지역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열고 시민 1061명을 대상으로 충전 한도 조정에 대한 설문조사도 진행해 한도 축소 등을 결정했다. 1인당 충전한도가 월 5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조정되면 월 충전인원이 20만명에서 33만명 정도로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월 발행액 1000억원 제한 해제도 조기 소진으로 인한 충전 중단 사례를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다른 개선 사항도 논의 됐지만 할인율(10%)은 국비지원 조건으로 시 자체적으로 임의 조정이 불가능하다. 종이류 상품권 발행은 제조·유통·폐기에 상당한 비용(발행액의 4% 정도)이 발생하고 부정수취와 불법환전(일명 카드깡) 등 부정거래가 우려돼 반영하지 않았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