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세상을 떠난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1986년 멕시코월드컵 잉글랜드와의 8강전 때 입었던 유니폼이 경매에 나온다. 이 경기에서 마라도나는 2골을 넣었고, 아르헨티나는 2대1로 승리했다. 당시 마라도나는 이른바 ‘신의 손’ 논란을 일으킨 골과 홀로 60m를 드리블하며 잉글랜드 수비수 5명을 제치고 환상적인 골을 넣었다. 마라도나 전설의 시작이 됐던 경기의 유니폼이라 경매가가 60억원을 웃돌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AP통신은 7일 “경매회사 소더비가 1986년 멕시코월드컵 잉글랜드와 경기에서 마라도나가 입었던 유니폼 상의 경매를 20일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소더비 측은 경매 일정을 발표하면서 유니폼이 최소 400만파운드(약 63억7000만원)에 팔릴 것으로 예측했다.
마라도나는 이 유니폼을 입었던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전 0대0 상황에서 후반전 초반 연이어 골을 기록했다. 첫 골 장면에서 마라도나는 헤딩하는 것처럼 뛰어올랐지만, 사실은 왼손으로 공을 건드렸다. 심판은 이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득점을 인정했다. 마라도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신의 손 약간과 내 머리로 넣었다”고 했다.
두 번째 골은 2002년 국제축구연맹(FIFA) 투표를 통해 ‘20세기의 골’로 선정된 골이다. 마라도나는 60m를 달리며 잉글랜드 수비수 5명을 제치고 골을 넣었다. 마라도나의 원맨쇼에 힘입어 아르헨티나는 이 경기에서 잉글랜드를 2대1로 이겼고, 결국 대회에서 우승까지 했다.
이 유니폼은 경기 후 마라도나와 유니폼을 교환했던 스티브 호지가 보유하고 있다. 호지는 2020년 마라도나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 유니폼은 판매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유니폼은 호지가 영국 맨체스터의 국립축구박물관에 대여하는 방식으로 일반에 공개된 상태다. 경매 후에도 박물관에 계속 전시될지는 새 주인의 의사에 따라 정해진다.
지금까지 축구 유니폼 중 가장 비싸게 팔린 것은 ‘축구 황제’ 펠레가 1970년 월드컵 결승 때 입었던 것으로, 2002년 15만7750파운드(약 2억5000만원)에 팔렸다. 다른 종목까지 포함하면 ‘홈런왕’ 베이브 루스가 1930년을 전후해 입었던 뉴욕 양키스 유니폼이 2019년 경매에서 564만달러(약 68억6000만원)에 팔렸다. 이번 경매에서 마라도나의 유니폼이 이 기록을 깰 가능성도 열려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