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양적긴축을 이르면 5월부터 월간 950억 달러(약 115조7000억원) 한도 내에서 진행할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기조를 재확인한 미국 뉴욕 증권시장은 7일(한국시간) 하락 마감했다.
1. FOMC 정례회의 의사록
연준은 지난달 FOMC 정례회의에서 오간 위원들의 논의 내용을 기록한 의사록을 이날 공개했다. 의사록을 보면 FOMC 위원들 중 다수는 연준 목표치인 2%를 크게 상회하는 물가상승률, 인플레이션 압력을 고려해 금리를 50bp 인상하는 방안을 선호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불확실성을 고려해 25bp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연준은 지난달 17일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존 0.00~0.25%였던 금리를 0.25~0.50%로 인상했다.
연준은 이제 차기 FOMC 정례회의를 여는 5월부터 50bp 금리인상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금리인상과 함께 시장의 유동성을 축소하는 또 하나의 수단인 대차대조표 축소, 이른바 양적긴축도 이르면 다음 달부터 월간 950억 달러 한도에서 시작할 수 있다. 연준은 의사록에 “회의 참석자들이 이르면 5월 정례회의를 끝낸 뒤 대차대조표 규모를 축소하는 절차를 시작할 준비가 됐다는 데 동의했다”고 기록했다.
FOMC 위원들은 지난달 정례회의에서 양적긴축의 월간 상한선을 미 국채 6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 350억 달러로 설정하는 게 적절하다고 논의한 사실도 의사록을 통해 공개됐다. 연준은 의사록에 “대차대조표 축소가 시장 상황에 따라 3개월, 혹은 이보다 조금 더 긴 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도입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연준은 2017~2019년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면서 월 상한선을 500억 달러로 설정했다. 다가오는 양적긴축이 더 빠르고 강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사실이 이날 공개된 의사록을 통해 확인된 셈이다. 연준은 현재 8조9000억 달러로 늘어난 자산 중 만기 도래 채권 일부를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양적긴축을 시행할 계획이다.
2. 하락 방어한 배당주
연준의 강한 긴축 기조는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 하지만 양적긴축 시작 시점과 규모의 윤곽을 확인하면서 투자 심리는 냉각됐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44.67포인트(0.42%) 밀린 3만4496.5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3.97포인트(0.97%) 하락한 4481.15, 나스닥지수는 315.35포인트(2.22%) 떨어진 1만3888.82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이런 장세에서 주가를 끌어올린 건 필수소비재와 유틸리티 섹터의 고배당주다. 그중 펩시콜라를 포함한 음료 브랜드를 소유한 펩시코는 나스닥에서 1.71%(2.89달러) 오른 172.39달러, 코카콜라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01%(0.63달러) 상승한 63.1달러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성장주로 분류되는 친환경 에너지 기업 대부분이 하락했지만 유틸리티 섹터의 강자인 넥스테라 에너지는 0.19%(0.16달러) 오른 86.49달러를 가리켰다.
3. 일라이 릴리 [LLY]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는 이날 뉴욕증권시장에서 4.56%(13.35달러) 급등한 305.8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일라이 릴리가 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신제품 출시 주기, 이에 따른 성장 전망을 나타내고 있다”며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로 제시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