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사건으로 ‘검·언유착’ 의혹을 받은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이 무혐의 처분된 가운데 오히려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제보자X’ 지모씨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 기념 기소냐”며 검찰을 비꼬았다.
지씨는 6일 페이스북에서 자신을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검찰을 겨냥해 “XX놈들”이라며 “윤석열 취임 기념 기소냐”고 거칠게 쏘아붙였다.
이어진 여러 글에서는 “XX놈들아, 너희들이 훼손될 명예나 있냐”며 “이젠 법이 깡패다”라고 말했다.
같은 날 서울중앙지검은 강요미수 혐의로 고발된 한 검사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정수 지검장은 이날 차장·부장 전체회의를 열고 한 검사장 등 수사를 진행한 형사1부(부장검사 이선혁) 수사팀과 질의응답을 통한 논의 끝에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검찰은 한 검사장의 무혐의 이유에 대해 “법리·증거관계상 공모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했고,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포렌식에 대해서는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휴대전화 잠금해제 시도가 더 이상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이 사건을 MBC에 제보한 지씨를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지씨는 한 검사장과 유착 의혹이 제기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에게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쪽에서 윤 전 서장을 통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100억원을 요구했다’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윤 전 서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으로 알려졌던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의 친형이다.
검찰은 MBC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채널A 사건을 보도해 이 전 기자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수사를 벌였으나 무혐의 처분했다. 이 전 기자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마찬가지로 판단했다. 지씨 역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채널A 사건은 이 전 기자가 한 검사장과의 친분을 내세우며 이 전 대표 측에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권 인사 연루 의혹을 제보하도록 강요했다는 의혹이다.
한 검사장은 이날 무혐의 처분 직후 입장문을 통해 “없는 죄를 만들어 뒤집어씌우려 한 거짓선동과 공권력 남용이 최종적으로 실패했다”며 “오늘 결정은 지극히 상식적인 결정이 지극히 늦게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