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분당을 보궐 출마설’을 두고 “그 후보를 저격하기 위한 투수가 1명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6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 고문이 출마하기를 고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런데 이건 후보가 선정되지 않았으니까 가상사고(思考) 실험을 하고 있는 거 아닌가”라며 “만약 그렇게 되면 이 고문이 수내동 살고 있지 않나. 그래서 분당 지역에서 나오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격 투수’가 원희룡 전 제주지사 아니냐는 추측에 이 대표는 “아무도 얘기 안 했다”며 입을 다물었다. 그는 “이 고문이 어떤 판단을 하는지에 따라서 저희도 패를 맞춰보고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을 맡았던 김은혜 의원이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것에는 “김 의원이 고민이 많았다”고 배경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본인도 어떻게든 정권 성공을 위해서 어떤 기여든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고, 사실 최근까지는 경기지사 나갈 생각이 크게 없었다”며 “아무래도 본인이 초선이기 때문에 아직 의회에서 할 일이 많다고 생각했던 것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 과정을 거치면서 저희 당내 인사들의 인지도와 존재감이 되게 커졌다. 김 의원도 대중의 호감도와 인지도가 많이 높아졌다”며 “그래서 이 귀중한 자원들을 썩힐 수 있느냐는 얘기가 계속 당내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 출마에 이른바 ‘윤심(尹心)’이 작용했는지 여부에는 “윤심은 맞는데, 김 의원을 대변인으로 발탁한 게 윤심”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당선인이 정책 협의는 주로 해도 선거 협의는 저랑 많이 안 한다”며 “대통령 당선인은 그 의무까지는 없지만 대통령이 된다고 하면 국민들이 선거중립 의무에 대한 기대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인선이나 이런 것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어렵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하면서 “철의 여인이 되겠다. 20세기가 서울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경기도의 시대가 돼야 한다. 이번 경기지사 선거는 이재명의 시대를 지속하느냐 극복하느냐를 묻는 선거”라고 말했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대표적 수식어인 ‘철의 여인’을 빌려온 것이다.
김 의원은 “윤 당선인이 제 출마 결심에 덕담을 해줬다”며 “(출마는) 당선인 뜻과는 관계없다. 저의 뜻이었다. 윤심이 아니라 민심을 대변하고자 나섰다”고 강조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