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점령한 러시아군이 대낮에 거리를 지나던 민간인을 향해 발포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증거를 확보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이 공중촬영한 동영상을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군이 부차를 점령했던 지난달 촬영된 이 동영상 속 피해자는 일상복을 입은 민간인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가던 피해자가 교차로를 앞두고 자전거에서 내려 도보로 모퉁이를 도는 순간 러시아군의 기갑전투차량에서 발포가 시작됐다. 이어 또 다른 기갑전투차량까지 피해자를 향해 발포하자 현장에선 화약 연기와 먼지가 피어올랐다.
NYT는 “별도의 검증 과정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촬영한 동영상이 조작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주 후 러시아군이 부차에서 철수한 뒤 동영상에 찍힌 부차의 사건 현장에서 민간인 피해자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동영상과 같은 옷차림을 한 피해자와 함께 그 주변에는 기갑전투차량에서 사용되는 중화기 흔적이 남아 있었다고 한다.
동영상 분석 결과 민간인을 공격한 러시아군의 전투차량은 BMD-4 공수장갑차로 추정된다. BMD-4에는 100㎜ 중화기 등이 장착돼 있다.
러시아군이 한 달 이상 점령한 뒤 철수한 부차에서 수많은 민간인 시신이 발견돼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는 러시아군의 행위를 전쟁범죄로 규정하고 규탄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조작’이라며 발뺌하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