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은 6일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의 예방을 받고 한·중 관계 발전과 한반도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안 위원장은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른 한반도 긴장 고조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협력을 요청했다.
반면 싱 대사는 미국에 대한 북한의 불만 사항을 전달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싱 대사를 만나 “한·중 양국이 서로 깊게 의논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면서 “경제 문제뿐 아니라 환경, 보건 등 많은 문제가 있다. 협력 관계가 좀 더 발전적으로 진전되기를 정말 바란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이어 “ 서로 상호존중하고 미래 지향적인 한·중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또 “한편으로 우려 중 하나는 지금 북한이 ICBM 발사 시험을 하고 있고, 긴장관계가 고조될 가능성도 엿보인다”며 “한반도가 안정되는 것이 한국과 중국 양국의 국익에 정말 도움이 된다는 공통적인 인식 아래 이런 문제에 대해서 많은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예정보다 10분 정도 늦은 싱 대사는 우리말로 “늦어서 죄송합니다. 여러 친구들을 통해 안 위원장님이 너무 훌륭하시다고 들었다. 오늘 뵈니 너무 반갑습니다. 많이 지도해주세요”라고 말했다.
한국 근무 경력이 풍부한 싱 대사가 한국어에 능통한 만큼 이날 예방은 통역 없이 진행됐다.
싱 대사는 “얼마 전 시진핑 주석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아주 훌륭한 통화를 했다. 시 주석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우리는 이사 갈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고 떼려야 뗄 수 없는 협력동반자”라며 “올해는 (양국 수교) 30주년이니까 참 훌륭하게 해서 미래에도 (관계를 잘)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은 미국에 대한 불만을 전달하면서 온도차를 보이기도 했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안 위원장의 싱 대사 비공개 접견 내용을 일부 전했다.
신 대변인은 “(싱 대사가) 북한이 느끼는 감정이라고 해야 하나, 북한의 불만 사항을 조금 전달한 게 있다”며 “중국 측에서 알고 있는 북한 쪽의 입장을 약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불만 사항에 대해서는 “북·미 관계에 대한 것이었다”면서 “미국 쪽에 대해서 (북한이) 원하는 바를 다 이루지 못했다는 정도로만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 대변인은 “(싱 대사는) 중국이 비핵화 원칙과 한반도 평화를 무조건 유지해야 하고,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원칙에 대해 여러 번 반복해 설명했다”라고 강조했다. 양측은 이날 이른바 사드 ‘3불(不)’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신 대변인은 전했다.
안 위원장도 이날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싱 대사가 제재 완화 등을 거론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았다”면서 “북한 측을 대변하거나 하진 않았고 어쨌든 한반도 평화가 양국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데에 뜻을 같이했다”고 답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