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러시아 눈치볼 때…체코,우크라에 탱크 보냈다

입력 2022-04-07 00:02 수정 2022-04-07 00:02
한 우크라이나 병사가 전투를 벌여 노획한 러시아군 전차 위에 서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번 러시아 침공 동안 러시아군의 전차 176대를 노획해 사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체코가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 비공개적으로 전차(탱크)를 지원해온 사실이 알려졌다. 탱크를 직접 보내준 사례는 국제사회에서 체코가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체코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체코가 구소련제 전차 T-72M 10여대와 보병전투차량 BMP-1 등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를 향한 군사적·비군사적 지원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전차 지원은 처음이다. 영국 등 35개국으로 구성된 우크라이나 원조국 회의는 전차·항공기 등 중장비를 제외한 대전차미사일·방공시스템 등을 지원해 왔다. 전차 등 중장비는 방어용이 아닌 공격용 무기로 분류돼 자칫 전쟁이 확산될까 우려했던 것이다.

하지만 WSJ 등 외신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의 동부지역 공세를 막기 위해서는 전차 등 중장비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달 27일 자신의 SNS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보유한 전차와 항공기 1%만 지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체코의 우크라이나 지원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체코 국방부는 국경에 위치한 군사시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무기 정비시설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크라이나군은 전차 176대, 장갑차 116대 등 러시아군의 무기를 노획해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얻은 무기는 상당 부분 손상돼 정비가 필수적이지만 우크라이나 군수 공장은 러시아의 1차 폭격 목표가 되면서 침공 초기 파괴됐다. BBC 등 외신들은 체코의 무기 정비시설 지원이 우크라이나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또 체코는 지난 1일 독일 국방부에 체코가 보유 중인 독일산 장갑차 Pbv 501 56대를 우크라이나에 인도하는 것을 승인받았다. 독일 전쟁무기 통제법에 따라 독일에서 생산된 무기의 수출과 인도는 생산국인 독일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장갑차의 구체적인 지원 날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체코의 우크라이나 지원 기금은 체코 정부와 민간이 함께 출자해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마스 코페니 체코 국방부 장관은 “더 많은 동맹국이 함께한다면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더 많이, 더 자주 지원해줄 수 있다”고 밝혔다.

서민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