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모임, 송영길 직격 “명분도 가치도 없는 출마”

입력 2022-04-06 19:03 수정 2022-04-06 19:04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달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에너지정책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 친문 모임이 6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송영길 전 대표를 공개 비판했다. 86그룹과 서울지역 의원들에 이어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계까지 나서면서 송 전 대표 출마를 둘러싼 민주당 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친문 싱크탱크인 ‘민주주의 4.0’ 이사진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명분도 가치도 없는 송 전 대표의 내로남불식 서울시장 출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입장문에는 이사장인 도종환 의원을 비롯해 강병원, 고영인, 김영배, 김종민, 맹성규, 신동근, 이광재, 정태호, 최인호, 최종윤, 한병도, 홍영표 의원 등 모두 13명의 이사진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송 전 대표는 대선 기간에 ‘86 용퇴론’을 언급하면서 차기 총선 불출마라는 정치선언을 했다”면서 “선언문의 잉크가 채 마르지도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의 반성과 혁신의 시험대가 될 이번 지방선거의 가장 핵심지역인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는 오판은 자칫 당 전체를 오만과 내로남불의 나락으로 떨어뜨려 지방선거 참패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대선 패배를 ‘졌잘싸’(졌지만 잘 싸움)로 포장하고 ‘인물 부재론’이라는 아전인수격 논리로 서울시장 출마를 강행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행동”이라며 “국민은 이를 납득하지 못할 것이며, 오만하다고 여길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대선 패배는 민주당 전체, 이재명 후보, 문재인정부 모두의 책임이다. 모두가 근본적인 반성과 함께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려야 민주당의 미래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송 전 대표는 민주당의 반성과 쇄신 대열에 혼선을 주지 말고 책임 있게 행동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지난 1일 주소를 서울로 이전함으로써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일 60일 이전까지는 출마 지역으로 주소지를 옮겨야 한다. 송 전 대표는 막판 서류 준비 작업을 마치고 7일 민주당 중앙당의 광역단체장 후보자 공모에 정식 등록할 예정이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