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개미가 당했나…쌍방울 계열사, 급등 주식 차익실현

입력 2022-04-06 18:29
쌍방울그룹 사옥외관. 쌍방울그룹 제공

쌍용차 인수전을 둘러싸고 쌍방울그룹 계열사 주식이 ‘널뛰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계열사가 급등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급등한 시점에서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다.

쌍방울의 자금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급등주에 뛰어들었던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미래산업은 보유 중이던 아이오케이 주식 647만6842주를 124억1479만원에 지난 4일 처분했다고 6일 공시했다.

154만697주는 장외 매도, 493만6145주는 장내 매도 방식으로 이뤄졌다.

주당 매각가는 1917원 수준이다. 최근 주가가 급등한 사이 계열사 주식을 매도해 차익을 실현한 것이다. 미래산업은 처분 목적을 “주식 매각에 따른 현금 유동성 확보”라고 밝혔다.

쌍방울그룹은 지난 31일 에디슨모터스로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된 쌍용자동차 인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후 쌍방울을 비롯해 그룹 계열사인 아이오케이, 비비안, 나노스, 미래산업, 광림 주가는 지난 1일과 4일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미래산업이 주당 1917원에 매각한 아이오케이 주가는 지난 31일 1235원이었다. 아이오케이는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지난 4일 2085원으로 장을 마쳤다.

2거래일간 개인투자자는 아이오케이 주식 620여만주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된다. 이 기간 사실상 대부분의 주식을 개인투자자들이 사들인 것이다.

주식 커뮤니티에는 “미래산업이 고가에 다 팔았다” “개미들한테 다 던진 거냐” 등의 글이 올라왔다.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모습. 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쌍용차를 인수하기 위해선 인수 대금이 최소 5000억원은 필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쌍방울그룹의 전체 매출이 6321억원 수준이라 자금을 댈 충분한 여력이 있는지에 대해 시장에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쌍방울그룹에 이어 KG그룹도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KG케미칼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KG그룹은 국내 최초 비료회사인 경기화학(현 KG케미칼)이 모태인 회사다. 이니시스, KFC코리아, 동부제철을 인수했고, 경제지 이데일리도 운영하고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