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그동안 코로나 확산에 따라 운항을 제한해왔던 국제선 항공편 운항을 다음 달부터 점차 확대키로 했다. 이에 따라 천정부지로 치솟은 국제선 항공권 가격이 어느 정도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고유가가 이어질 경우 가격 인하 효과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국토교통부는 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에서 ‘국제선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2019년 대비 8.9% 수준인 국제선 정기편 운항을 다음 달부터 점차 확대해서 올 연말까지 2019년의 절반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전 세계 국제선 여객 수요가 코로나 이전의 83%까지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아시아의 회복률은 40%로 전망했다. 일본·중국 등 외국인 입국 제한 등의 정책을 펴는 아시아 국가가 여전히 많아서다. 50%는 아시아 회복률 전망치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국제선 운항 확대는 총 세 단계로 나눠서 진행된다.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1단계에서는 매월 주 100회씩 정기편이 증편된다. 이에 따라 현재 주 420회 운항하는 국제선이 5월에는 520회, 6월에는 620회로 각각 늘어난다. 인천공항의 시간당 도착 항공편수도 현재 10대에서 20대로 확대된다. 부정기편 운항 허가기간도 현재 1주일에서 2주일로 더 늘어난다.
7월부터는 2단계로 접어들어 국제선 정기편이 달마다 주 300회씩 증편된다. 국제선 운항이 7월에는 주 920회, 8월에는 주 1220회씩 이뤄진다. 정부는 코로나가 ‘엔데믹(풍토병 판정을 받은 감염병)’ 수준이 될 때쯤 3단계를 적용, 대부분의 국제선 운항을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국제선 증편이 이뤄지면 수요·공급 원리에 따라 항공권 가격도 다소 안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천~미국 로스앤젤레스(LA) 노선의 경우 올 초만 해도 4인 가족(성인 2명, 소아 2명) 기준 왕복항공권이 90만원대 안팎이었지만, 8월 중순에는 220만원에 달하는 등 국제선 항공권 가격이 급등한 상황이다. 최근 항공사들이 고유가로 인한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유류할증료를 대폭 올린 점을 고려할 때 고유가가 지속하는 한 ‘항공권 가격 인플레’도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