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 인사 중 하나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6일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대선 패배에 따른 책임을 진 행보로 풀이된다.
최 전 수석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저는 오늘부로 정치를 그만둔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했던 시련과 영광의 시간과 함께 퇴장한다”고 밝혔다.
최 전 수석은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소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첫 출마를 하던 20년 전의 마음을 돌이켜봤다”며 “제 소명이 욕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무겁게 걸머지고 온 저의 소명을 이제 내려놓는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정부의 앞날을 시나리오로도 쓸 수 있을 것 같다. 이재명 후보의 앞길을 지도로도 그릴 수 있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어려움도 눈에 펼쳐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굳이 은퇴라는 말을 쓰지 않는 까닭은 이 비상한 시국에 혼자 부려두고 가는 짐이 너무 죄송스러워서”라고 했다.
최 전 수석은 또 “단언컨대 저는 이제 정치인이 아니다”며 “정치는 그만두지만 세상을 이롭게 하는 작은 일이라도 있다면 찾겠다”고 덧붙였다.
최 전 수석은 동국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86그룹의 대표주자 중 하나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풀뿌리 민주주의운동을 하다가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20대(재보선)까지 연속으로 4선 의원을 지냈다.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2015년 당 사무총장을 지냈고, 2017년 대선에서 문 대통령 캠프의 인재 영입을 주도하며 친문 인사로 불렸다. 2020년부터는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으로 일했다.
중량감 있는 86그룹 정치인의 은퇴 선언은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