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때문?’ 퇴임 한달 앞두고 북악산 개방한 靑 답변

입력 2022-04-06 00:07 수정 2022-04-06 00:07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5일 개방한 서울 북악산 만세동방에 도착해 김현모 문화재청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서영희 기자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문재인 대통령 퇴임을 한 달여 앞두고 청와대 인근 북악산을 전면 개방하는 이유에 대해 “몇 달 전에 개방하려고 했는데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 연기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5일 KBS1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윤석열 당선인이 청와대를 개방한다고 해서 (북악산 개방을) 서두른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당선인의 청와대 개방(얘기)과 문재인 정부의 북악산 개방은 무관하다”면서 “남측면 개방도 이미 준비돼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변인은 “북악산, 인왕산을 전면 개방해 시민들께 돌려드리겠다는 건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밝힌 국민과의 약속이었다”면서 “내일(6일) 북악산 남측면이 개방되는데, 2020년 11월 북측면 개방에 이어 북악산 전면 개방 약속을 지키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개방되는 북악산 등반로에 대해 “오늘 걸어보니까 야자 매트와 목재데크가 아주 잘 조성되어 있다”라며 “대통령 내외가 그런 점 하나하나를 살펴왔다고 한다”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이번 등반로 개방으로 인왕산과 부암동, 북악산 남측면 한양도성 성곽, 북악산 남측면, 삼청동까지 구간이 단절 없이 이어지게 됐다면서 “등산하기 좋은 시절이 왔으니까 시민들께서 도심 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하실 수 있을 것 같다”라고도 했다.

박 대변인은 한편 윤 당선인이 임기 시작일인 5월 10일에 청와대를 개방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그 취지에 대해서는 십분 공감한다”면서도 “단 문 대통령의 임기가 5월 9일 자정까지로 대통령이자 군 통수권자로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 국민들의 안위를 지켜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청와대 관람이 가능하다”면서 “문재인 정부 기간 동안 코로나로 제한이 있었음에도 약 70만명의 시민들께서 청와대를 관람하시면서 경내를 걷고 사진을 찍으셨다”라고 덧붙였다.

신구 권력 갈등 논란이 계속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청와대는 원활한 인수인계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당선인에 대한 대통령의 배려도 남다르다”면서 지난 제주 4·3 추념식에 문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았던 일화도 언급했다.

임기 동안 4·3 추념식을 챙겨왔던 문 대통령이 지난 3일 임기 중 마지막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윤 당선인 참석을 배려한 것이라는 것이다. 박 대변인은 특히 “(문 대통령이) 대통령기인 공군 2호기까지 당선인에게 내주었다”라며 “당선인 신분으로 대통령 전용기를 탄 것은 처음으로 알고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청와대는 이날 일반 시민 접근이 제한됐던 북악산의 청와대 뒤편 남측면을 오는 6일부터 개방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마침내 북악산 전 지역이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된다”며 “2020년 11월 1일 북악산 북측면의 1단계 개방이 이뤄진 지 1년6개월 만”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밝힌 ‘북악산, 인왕산을 전면 개방해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의미”라면서 “접근이 제한되던 청와대 인근 지역의 공간들이 국민들의 품으로 온전히 돌아가게 되었다.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 곁에 있는 ‘열린 청와대’라는 상징적 변화를 이루어냈다”고 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