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별 하나를 더 달 준비가 끝났다.”
대한항공이 V리그 남자부 ‘별’의 순간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구단 첫 2년 연속 통합우승, 3번째 우승도 목전에 뒀다. 반면 KB손해보험은 홈에서 설욕을 노린다.
대한항공은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KB손해보험을 3대 1(24-26, 25-22, 25-22, 25-15)로 꺾었다. 코로나19로 축소된 3전 2선승제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까지 단 1승 남았다.
경기 전 양 팀 감독은 우승을 향한 각오를 드러냈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시즌 내내 열심히 달려왔다. 가슴에 별 하나를 더 달 준비가 됐다”며 “오늘은 (KB손해보험의) 케이타쇼가 아니라 대한항공 점보스의 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선수 시절 밟던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지도자로서 밟게 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서브가 잘 들어가고 디펜스 성공률 높인다면 좋은 경기 펼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상대팀 에이스 ‘말리 폭격기’ 케이타를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이번 시즌 대한항공을 상대로 공격성공률 50.66%(공격점유율 63.26%)를 기록한 케이타는 이날 경기에서는 27점, 공격성공률 48.21%를 기록했다. 평소 케이타의 활약을 고려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곳곳에서 터지는 대한항공 특유의 파상공세는 여전했다. 외국인 선수 링컨은 양 팀 통틀어 최다득점인 31점 공격성공률 61.7%를 기록하며 승리 선봉장이 됐다. 또한 곽승석과 정지석이 각각 15점씩 기록했다. 곽승석은 공격성공률이 72.2%를 기록했다.
경기 초반은 정규리그 1·2위 간 맞대결답게 팽팽한 기세 싸움이 이어졌다. 1세트는 KB손해보험이 가져갔다. 엎치락뒤치락 하며 대한항공이 먼저 24-22 세트포인트에 도달했으나, KB손해보험은 황택의의 오픈공격과 한성정의 서브가 잇따라 성공하면서 24-24 듀스로 동점을 만들었다. 접전 상황에서 대한항공 정지석이 블로킹 네트터치 범실을 내주면서 승부가 KB손해보험으로 기울었고, KB손해보험 괴물 선수 케이타가 강력한 백어택을 성공시키며 1세트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곧장 대한항공의 반격이 이어졌다. 링컨과 곽승석이 각각 6점, 5점을 냈고, 정지석과 진성태가 3점씩 보태며 균형을 맞췄다. 기세를 탄 대한항공은 3세트 링컨이 12점, 공격성공률 75% 원맨쇼를 펼치며 역전에 성공했다. 4세트는 16-8까지 벌어지며 경기 중반 대한항공이 승기를 굳혔고, 이변 없이 25-15로 마무리됐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첫 세트를 내줬지만 선수들이 다시 집중해서 2~4세트를 잘해줬다”며 “경기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오늘은 대한항공의 쇼였다”고 말했다.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수비나 반격에서의 공격성공률이 더 나와줘야 했는데 잘 안 됐다”며 “1차전 패배가 부담이지만 시합은 끝까지 해봐야 안다. 2차전은 홈경기인 만큼 잘 준비해서 더 좋은 시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케이타의 부진과 관련해서는 “체력 문제는 아니다”라며 “본인이 잘하려다 보니 의욕이 과해서 잘 안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챔피언결정전 2차전은 7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다. 대한항공은 적진에서 우승 확정을, KB손해보험은 홈에서 설욕을 노린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3승 3패를 기록한 두 팀은 각자의 홈에서 2승 1패씩 거두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체력에선 대한항공이 유리하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25일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뒤 챔프전에 직행했다. KB손해보험은 지난달 30일 최종전을 치른 뒤 지난 3일 한국전력과 플레이오프를 치렀고, 5일 챔프전 1차전을 치렀다. 하루 간격으로 3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