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의 신라 왕궁인 월성 복원·정비사업 과정에서 수백그루의 나무를 베어낸 것을 두고 논란이다.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지난해 월성복원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월성에 있던 800여그루의 벚나무를 베어냈다. 월성 성벽 기저부와 상부면 사이, 성벽 상부 탐방로 주변 수목 제거 및 주변환경 정비에는 사업비 7억원이 들었다.
이에 대해 경주시의회 한영태 의원은 벌목으로 인해 월성의 경관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벚나무를 무분별하게 벌목해 월성 주변 경관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등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벌목한 나무를 어떻게 처리됐는지 명확한 자료가 없다”고 했다.
또 베어낸 나무 일부를 우드슬랩으로 사용하기 위해 보관 중이라는 제보도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시는 문화재청의 종합계획에 따라 수목을 제거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무분별하게 자생한 나무로 인해 토성이 심하게 훼손돼 성곽 원래의 모습을 되찾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월성의 토사유실 위험이 있는 구간을 보강해 성곽 원래의 모습을 되찾고 방호시설인 해자 등도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거한 나무는 해당 법률에 따라 정상적으로 처리하고 재선충수목인 소나무 등은 전량 파쇄 조치했다. 파쇄한 나무도 우드칩 등으로 자원 재활용을 할 수 있도록 법령에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주시 관계자는 “관계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수목 현황을 조사하고 적법하게 정비사업을 했다”며 “수목 제거 사업은 월성 성곽 본래의 모습을 되찾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