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285호인 반구대 암각화 보존과 울산 물 문제 해결에 청신호가 켜졌다.
울산시는 5일 지난 4일 대구와 경부 구미가 체결한 ‘맑은 물 나눔과 상생발전에 관한 협약’에 대해 크게 환영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 통합물관리방안 시행을 위해 화합과 상생의 대승적인 결단을 내려주신 대구와 구미 시민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 협약은 지난해 6월24일 낙동강권역의 자치단체들이 ‘낙동강통합물관리 방안’을 의결한 이후 9개월여 만에 이뤄진 후속조치다.
협약에 따라 구미 해평취수장에서 하루 평균 30만t의 물이 대구로 공급될 전망이다. 그동안 대구지역 식수원이었던 운문댐 물은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해 식수원인 사연댐의 수위를 낮추는 울산에 공급한다.
송 시장은 “이번 협약은 낙동강 상류의 물 활용을 두고 오랜 세월 입장 차를 보였던 대구와 구미가 조율한 결과라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울산시 입장에서는 ‘반구대암각화 보존과 울산식수 확보 동시해결’의 첫 단추를 끼웠다.
운문댐 물의 울산 공급으로 반구대 암각화의 영구적인 보존과 2025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시는 암각화 보존과 함께 세계의 암각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세계암각화센터, 대곡천의 자연생태 연구를 위한 에코지오밸리센터, 반구대의 역사문화자원을 조망하는 둘레길 조성 등으로 이 일대를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울산시는 이날 협약에 대해 반기는 분위기지만 아직 안심하긴 일러 보인다. 우선 협정 당사자 중 하나인 경북도가 부정적이고 칼자루를 지고 있는 구미지역 정치권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 협정은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새 정부가 들어서고, 지방선거 후 단체장이 바뀌어도 순조롭게 추진될지 미지수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협정이 아니더라도 대구시의 수원인 운문댐 물을 공급받는 만큼 협의는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반구대 암각화 보존과 맑은 물 공급 동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