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소설가 겸 시인 김도언 작가가 네 번째 산문집 '너희가 혼술을 아느냐'를 펴냈다.
이번 산문집에선 그가 직접 준비하고 경험한 ‘혼술’과 음주의 내력을 다양한 에피소드와 함께 매력적이면서도 감성적인 필치로 그려냈다.
코로나 상황에서 혼밥이나 혼술이 하나의 대안 문화로 자리 잡았지만, 작가는 이미 10년 전부터 자신이 직접 술상을 차려서 혼자 술 마셔온 문단의 소문난 애주가다. 그는 일주일에 평균 두 번 정도 혼술을 해왔는데, 1년 52주씩 산술적으로 계산해보면 1000번 이상의 혼술상을 차린 셈이다. 문단에서는 '혼술의 달인' 인정받아 왔다.
이번 산문집에서는 그렇게 오랜 시간 혼술을 탐닉해온 저자가 자신이 혼자 술을 마시면서 성찰한 삶과 일상에 대한 생각, 그가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 시공을 교차하는 에피소드 등을 마치 기품 있는 소설처럼 감성적이고 낭만적인 문체로 풀어놓고 있다. 그가 불혹에 들어선 시점부터 10년 동안 자신의 실존적 삶을 혼술과 함께 어떤 문학적 의도를 가지고 깊이 들여다본 시간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날그날 다양한 안주를 올렸던 술상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술과 얽힌 기억과 감상, 에피소드들을 소개하는 한편 그가 술상에 올린 안주에 쓰인 식재료가 우리나라에 유입된 기원과 내력, 이름의 유래, 영양학적인 정보 등이 설명되어 있고 간단한 레시피가 정리되어 있다.
술을 중심적인 소재로 삼은 산문집은 시인 변영로 선생이 1953년 서울신문사에서 '명정 40년'이라는 산문집이 있다.
▶작가 김도언은 199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에 당선돼 소설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2012년에는 계간 '시인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시인으로 데뷔했다. 펴낸 책으로 소설집 '철제계단이 있는 천변풍경'(자음과모음), '악취미들'(문학동네), '랑의 사태'(문학과지성사), 장편소설 '이토록 사소한 멜랑꼴리'(민음사), '꺼져라 비둘기'(문학과지성사)등이 있다. 현재 서울시 은평구에서 헌책방 ‘살롱 도스또옙스끼’를 운영하고 있다.
서영희 기자 finalcut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