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존경했던 선배다. 정치적 동지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법률대리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4일 “(박 전 대통령과)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할 기회가 오면 좋겠다”고 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을 두고 한 말이다. 유 변호사는 유 전 의원 발언에 “시간이 더 걸리지 않겠나”라고 거리를 뒀다.
유 변호사는 이날 YTN라디오 ‘이슈&피플’에서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로 박 전 대통령과 유 전 의원의 재회 가능성에 대해 “오늘 처음 들은 얘기인데, 아마 조금은 시간이 더 걸리지 않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의원이 지난달 31일 “(박 전 대통령과) 언제든지 조용히 만날 수 있으면 지난 세월에 대해서 흉금을 터놓고 인간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는 소식을 진행자로부터 전해 들으면서 나온 답변이었다.
유 변호사는 유 전 의원을 가리켜 “한때는 제가 되게 존경했던 선배”라며 “2007년 경선 때는 사선을 같이 넘었던 정치적 동지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여러 생각이 사실 든다”고 여운을 남겼다.
朴, 尹측과 비공식 접촉… “곧 얘기 오갈 듯”
유 변호사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이 취임식 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사저 도착 후 비공식 접촉이 있었다”며 곧 성사될 가능성을 언급했다.그는 “그때 3월 24일 (박 전) 대통령께서 사저로 돌아오신 날 아마 서일준 (인수위) 행정실장께서 오셨다”며 “그 이후에 공식적으로는 접촉이 없었고 다만 비공식 접촉은 한 번 있었다. 그래서 저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서 어느 정도 얘기들이 오가지 않겠나, 이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24일 박 전 대통령에게 축하난을 보내며 “건강이 허락하신다면 다음 주라도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유 변호사는 윤 당선인을 두고 “사적으로는 형이라고 불렀던 사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검찰 출신인 본인이 두 사람 사이에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윤 당선인이 개인적으로는 검찰 선배”라며 “두 분 사이가 예를 들어서 만남이 진행되거나 또 만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게 있으면 저는 제가 가진 생각이 있기 때문에 그걸 말씀을 드려서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윤 당선인이 대구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할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앞서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은 지난달 라디오 방송에서 오는 5월 10일 열리는 취임식에 박 전 대통령을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박 위원장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라도 초청은 최고의 예우를 갖춰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