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페미니즘 비판이 혐오? 인권위 맘대로 낙인”

입력 2022-04-04 18:47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4일 “페미니즘을 비판하면 혐오되는 나라”라며 국가인권위원회를 향해 날을 세웠다. 인권위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페미니즘 관련 인터뷰 발언을 혐오 표현으로 규정한 것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페미니즘을 비판했다고 인권위로부터 혐오 딱지가 붙었다고 한다”며 “인권위는 혐오의 인허가권자냐”며 따져 물었다.

인권위가 지난해 11월 발간한 ‘혐오차별 대응하기’라는 책자에서 이 대표의 페미니즘 관련 발언을 혐오 발언의 사례로 공개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 대표는 지난해 5월 한국경제와 인터뷰에서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언급하며 “작가는 자신이 걷기 싫어하는 이유가 여성이 안전하지 않은 보행환경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는데, 이건 망상에 가까운 피해의식 아닌가”라고 발언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국민일보DB

지난 2일 인권위 책자 내용이 알려지자 이 대표는 “아무 데나 혐오 발언 딱지를 붙여 성역을 만들려고 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하 의원도 이 대표를 감싸며 인권위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하 의원은 “뭐가 어떻게 혐오인지 아무 설명이 없고 ‘반박했으니 혐오’라는 식이다”며 “국민 여러분 이제부터 조심해야겠다. 인권위를 비롯한 국가기관이 여러분의 언행을 다 지켜보고 있다. 인권위의 내 맘대로 지침서에 따르지 않으면 여러분 모두 혐오자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권위의 혐오 기준은 사안마다 다르다”며 “인권위의 기준으로 ‘남자는 벌레’, ‘남자는 다 죽어야 한다’는 내용은 혐오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성가족부 기관이 남성은 잠재적 성범죄 가해자라며 대대적인 혐오몰이를 할 때 (인권위는) 가만히 있었다”며 “남성을 ‘한남 성충’, ‘한남 유충’이라며 벌레 취급하는 논문에는 인권위 소속 위원이 법률 지원까지 해줬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혐오가 아닌 것은 혐오가 되고, 혐오는 혐오가 아닌 것이 되는 현실에 인권위는 일말의 죄책감조차 없느냐”며 “자기들만의 도덕과 윤리를 강제 주입하려는 ‘혐오 낙인’이야말로 갈등 사회를 만든 주범”이라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인권위는 합리적인 토론에 혐오 딱지를 부여할 권한이 없다”며 “당장 사과하고 해당 지침서 ‘혐오차별 대응하기’를 폐기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