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론스타, 사적으로 관여된 바 없어”…경제라인 ‘깜짝 인사’ 없을 듯

입력 2022-04-04 18:26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동 한국생산성본부 건물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첫 출근을 하며 본격적인 청문회 대비를 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4일 론스타 사건 연루 의혹에 대해 “사적으로 전혀 관여된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론스타의 국내 법률대리인인 김앤장의 고문으로 재직한 이력, 과거 재정경제부 장관 시절 저축은행법 시행령 개정으로 저축은행 사태를 불렀다는 책임론 등은 여전히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후보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 건물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첫 출근을 하면서 취재진의 론스타 관련 질문에 “론스타 문제에 대해선 국가 정부의 정책 집행자로서 관여를 한 부분이 있지만, 김앤장이라는 사적인 직장에서 관여한 바는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이 나오면 설명을 할 것”이라면서 “저는 그 일에 관여된 적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는 정부가 2003년 매각한 외환은행을 헐값에 인수한 뒤 다시 매각하며 수조원의 차익을 거뒀다. 한 후보자는 2002년 11월부터 론스타의 국내 법률대리인인 김앤장의 고문으로 8개월간 재직했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는 “(한 후보자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매각을 은폐한 책임자”라고 주장했다. 센터는 한 후보자가 고문료로 총 1억5000여만원을 받았다는 주장도 내놨다.

일부 시민단체와 저축은행 사태 피해자들은 한 후보자에 대해 저축은행 사태 책임론도 제기한다. 한 후보자가 재경부 장관이던 2006년 저축은행법 시행령을 개정해 여신 한도 규제를 대폭 완화했고, 그로 인해 저축은행 사태가 야기됐다는 것이다. 특정인 또는 기업에 무제한으로 돈을 빌려줄 수 있게 하면서 저축은행 부실화 속도를 앞당겼다는 주장이다.

한 후보자는 이번에 세 번째 국회 인사청문회에 서게 됐다. 총리실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을 단장으로 청문회 준비단을 꾸려 청문회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3~5일 이내에 국회에 인사청문 요청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자와 ‘원팀’을 꾸릴 경제부총리 등 경제라인 조각 발표는 이르면 오는 7일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번 주 수요일(6일)까지는 (발표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총리 인선과 마찬가지로 경제라인에서도 의외의 인물을 발탁하는 ‘깜짝 인사’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선인 측 관계자는 “경제라인에서 현재 거론되는 분들은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특정 역할을 맡아 당선자와 일을 해 왔던 인물들”이라고 설명했다. 캠프 출신이거나 인수위에 소속된 전직 관료와 전문가들이 중용될 것이라는 얘기다.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인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과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최상목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 김소영 서울대 교수 등이 거론된다.

다른 장관 후보자들도 속속 발표될 전망이다. 한 후보자는 지명되기 전날 전체 장관 인선안을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후보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후보자의 전문성이나 능력에 대한 저의 인식이나 평가가 윤석열 당선인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장 실장도 “(한 후보자는) 실질적 인사권을, 법에 보장된 제청권을 실제로 행사하고 계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