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위해 위험한 곳으로 와줘서 고맙습니다”

입력 2022-04-04 16:20 수정 2022-04-05 16:11
사마리안퍼스코리아 크리스 위크스(왼쪽) 대표와 기부사역팀 김현수 디렉터가 지난 1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웰크스보로의 사마리안퍼스 물류창고에서 우크라이나로 보낼 구호물품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사마리안퍼스코리아 제공

“우리는 이 전쟁을 대비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지만, 바로 지금이 교회가 교회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도 하나님을 찬양할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에서 국제구호개발기구 사마리안퍼스(회장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와 협력 중인 알렉스 목사는 최근 사마리안퍼스에 이렇게 결의를 전했다.

사마리안퍼스 한국지부 사마리안퍼스코리아(SPK·대표 크리스 위크스)는 4일 전쟁의 아픔을 겪는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과 함께 그곳에서 펼치는 긴급 구호 사역을 알렸다.
사마리안퍼스 의료진이 우크라이나 르비우에 마련된 긴급 모듈 병원에서 환자를 진찰하고 있다. 사마리안퍼스코리아 제공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 발발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어느덧 한 달을 넘겼다. 사마리안퍼스는 피난민과 사상자 수가 급증하자 우크라이나 르비우시에 긴급모듈병원을 급파·운영하며 전쟁 부상자를 위한 긴급 의료 대응에 나섰다. 이 긴급모듈병원은 60개 병상을 비롯해 수술실, 중환자실, 응급실, 약국 등을 갖춘 임시 병원이다. 르비우시 인근 기차역과 체르니우치시 등에 마련된 간이진료소와 함께 각각 매일 100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한다. 우크라이나 인접국 폴란드, 몰도바에는 160여명의 사마리안퍼스 직원들이 현지 3000개의 협력 교회와 협력해 피난민들에게 구호 물품을 전달했다. SPK는 지금까지 복음 메시지와 함께 4만5917명에게 구호 물품을 전달했으며 2855명에게 수술을 포함한 의료 지원을 펼쳤다고 밝혔다.

올레그(47·남)씨는 눈앞에서 이웃집이 폭격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목격했다. 무차별적인 폭격과 포탄을 피해 무작정 도망쳐 나온 그는 그 충격으로 공황발작이 생겼다. 사마리안퍼스 긴급재난대응팀(DART)은 그를 돌보며 복음을 전했다.

올레그씨는 사마리안퍼스에 “제게 필요한 건 그 어떤 좋은 치료제도 아닌 평화”라며 “오직 희망만이 저를 살게 한다”고 말했다.
사마리안퍼스코리아가 우크라이나로 전달할 구호물품이 노스캐롤라이나주 웰크스보로의 사마리안퍼스 물류창고에서 적재되기에 앞서 쌓여있다. 사마리안퍼스코리아 제공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는 “고통받고 많은 것을 잃은 우크라이나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사마리안퍼스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도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사마리안퍼스 관계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에 고통받는 이들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며 “전 세계 많은 이들의 관심과 도움을 요청한다”고 전했다.

SPK는 한국교회와 연합해 우크라이나를 위한 모금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교회 연합체 ‘사귐과섬김’을 비롯해 지금까지 국내 35개 교회가 우크라이나 난민 돕기에 동참했다. 후원금을 통해 마련된 구호 물품은 4일 사마리안퍼스가 운용 중인 구호 전용 비행기에 실려 미국에서 우크라이나 현지로 출발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