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마비 ‘경추 척수증’, 비수술 한의통합치료 효과적

입력 2022-04-04 15:01 수정 2022-04-04 15:43
경추척수증 환자에게 약침을 놓은 장면. 자생한방병원 제공


목뼈의 퇴행성 변화로 중추 신경이 눌려 팔 감각 이상과 마비 등을 부르는 ‘경추 척수증’을 수술이 아닌 한의통합치료로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의통합치료는 추나요법, 침 치료, 약침, 한약 처방을 말한다. 경추척수증 환자가 이런 치료를 받은 결과 통증과 기능 장애는 줄고 삶의 질은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는 경추척수증에 대한 비수술 한의통합치료의 임상적 유효성을 밝힌 연구논문을 과학기술논문색인 확장판(SCIE)급 ‘통증 연구 저널(Journal of pain research)’ 3월호에 발표했다고 4일 밝혔다.

경추척수증은 말초신경을 압박하는 목 디스크와 다르게 중추신경을 자극하고 있어 물리 및 약물치료 등으로 잘 호전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수술적 접근이 행해지는 특징이 있다.

척추관절연구소 조현우 원장 연구팀은 2011년 1월~2018년 1월 경추척수증으로 전국 5개 자생한방병원(강남∙대전∙부천∙인천∙해운대)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신경학적 장애가 없는 환자를 제외하고 총 40명을 최종 대상자로 정했다. 이들은 약 3주(21.9일)간 추나요법, 침치료, 약침, 한약 처방을 받았다.

연구팀은 한의통합치료의 유효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목·팔 통증 숫자평가척도(NRS)와 경부장애지수(NDI), 삶의질 척도(EQ-5D) 등을 활용했다.
NRS는 통증 정도를 0~10으로 표현한 척도로 숫자가 클수록 통증이 심함을 의미한다. 목 기능 상태를 나타내는 NDI(0~100)도 점수가 높을수록 장애가 심함을 뜻한다. EQ-5D의 경우 좋은 상태를 1로, 죽음보다 못한 건강상태는 마이너스 점수(-1)로 표현된다.

연구 결과 목·팔 통증 NRS는 각각 치료 전 중등도의 통증인 4.88, 5.42에서 한의통합치료 후 경미한 통증(3점대) 수준으로 떨어져 유의미한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 NDI 지표의 경우 중등도의 장애 수준인 36.24가 치료 후 30.89로 소폭 개선됐다. 삶의 질에서도 EQ-5D 값은 0.70에서 0.78로 올라 긍정적인 변화가 확인됐다.
호전 양상은 장기 추적관찰에서 더 뚜렷한 변화를 보였다. 연구팀은 치료 시점을 기준으로 약 2년6개월뒤 장기추적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총 21명이 참여했다.
추적 결과 목·팔 통증 NRS는 경미한 수준인 2점대로 감소했다. 특히 NDI의 경우 13.35로 대폭 개선돼 장애가 경미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환자 치료 만족도 조사에서도 단 1명을 제외하고 95.8%(20명)가 ‘호전됐다’고 답했다.

논문 제1저자인 조현우 원장은 “침습적 치료법이 주로 고려됐던 경추척수증에 한의통합치료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통증과 기능장애를 효과적으로 개선하고 삶의 질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에 비수술 한의통합치료의 표준화를 위한 객관적인 근거 중심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