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가평의 한 계곡에서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공개 수배된 이은해(31·여)씨와 공범 조현수(30)씨가 검찰에 의해 출국금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씨와 조씨가 해외로 밀항을 하지 않았다면 국내에서 도피 생활을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찰은 해외로 나간 기록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공개 수배 전환 직전 법무부에 요청해 이들의 해외 출국을 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와 조씨는 도주 이후 본인 명의의 신용카드·휴대전화 사용 내역은 물론 출국 기록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행방을 감춘 시점은 지난해 12월 14일이다. 당시 2차 검찰 조사가 예정됐던 날로, 도주하기 전날 검찰에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장기간 조사를 받았다. 이씨는 해당 조사에서 살인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첫 조사에서 검찰이 확보한 증거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해 2차 조사 출석을 거부하고 도주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의 카드 사용내역과 휴대전화 사용 기록이 전혀 없다는 점을 근거로 조력자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부 수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과거의 전례 등에 비춰볼 때 대포폰 사용 등 이들을 돕는 제3자가 있을 것이란 추정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30일 지명수배 후 최근까지 검찰에 제보가 빗발쳤지만 결정적 단서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에서는 이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도 확산하고 있다. 이씨와 과거 교제했던 다른 남성 2명이 각각 2010년과 2014년 교통사고와 스노클링 사고로 의문사했다는 내용이다. 이씨와 조씨가 과거 성매매 관련 일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인천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김창수)는 지난달 30일 이씨와 조씨가 2019년 경기도 가평의 한 계곡에서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이씨의 남편 A씨를 다이빙하게 한 뒤 구조하지 않는 방식으로 살해했다고 보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했다.
검찰은 내연 관계로 알려진 두 사람이 A씨 명의로 가입된 생명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씨는 남편이 사망하고 5개월 뒤 보험회사에 생명 보험금을 청구했다가 거절당했다.
이씨와 조씨는 지난해 12월 13일 처음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은 뒤 다음 날로 예정된 2차 조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들은 잠적 직전 다수의 네티즌을 상대로 명예훼손·모욕 혐의의 고소를 진행하고, 합의금까지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