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하산 신호를 내린 기수가 갑자기 나홀로 등산을 선언했다”고 직격했다.
민주당 ‘86그룹’으로 3선인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한 지 얼마 안 돼 큰 선거의 후보를 자임한 데 대한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동일 지역구 연속 4선 출마 금지 약속을 선도하고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촉발한 ‘86 용퇴론’에 대한 대국민 설명과 양해를 구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송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에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이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며 86 용퇴론을 시사한 것과 대치된다는 지적이다. 그는 “송 전 대표의 약속은 이미 우상호, 김영춘의 불출마선언으로 이어졌으며, 차기 총선에서 많은 의원의 진로와 당의 결정, 국민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최근 서울에 전입해 공정경쟁을 천명한 송 전 대표의 의사를 존중한다. 동시에 주소 이전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을 깊이 인식해주실 것도 요청한다”며 “이번 과정에서 ‘누구누구가 경쟁력이 있다면, 왜 당에서 나를 거론했겠느냐’며 다른 유력 당내 인사들을 폄하한데 대해서도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언급하셨던 분들의 경쟁력이 송 전 대표보다 떨어지는 게 아니다. 서울의 국회의원들과 당원들이 한뜻으로 송 대표를 유일한 대안으로 강권한 것도,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강권한 것도 아니지 않으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또 “종로 보궐선거 무공천 결정을 주도한 전 대표로서, 본인이 후보가 될 경우의 인천 보궐선거 공천문제에 대한 일관성 있는 입장을 잘 정리해 달라”며 “그렇지 않으면 본의 아니게 인천, 나아가 서울과 전국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군을 압축해 시민과 당원의 지지가 가장 높은 사람을 후보로 지명하는 ‘교황식 시민후보 선정 방식’으로 서울시장 후보를 뽑자는 제안도 했다.
김 의원은 서울 지역구 출신 대선 후보였던 이낙연·정세균·추미애·박용진, 직전 후보였던 박영선, 서울 부시장을 지낸 임종석, 서울 출신 전직 최고위원인 박주민·강병원, 대선 책임을 자임하고 불출마를 표명했던 우상호 등 당내 인사들을 차례로 언급하며 “모든 인적자원을 놓고 지도부가 책임 있는 전략적 검토와 실행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