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4일 대우조선해양 대표 선출을 둘러싼 ‘알박기 인사’ 논란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께서 나오신 대학의 동창, 동문은 새 정부에 하나도 기용 못 하느냐”며 “그것이 알박기고 낙하산인가. 저희가 그렇게 이야기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박 수석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렇게 강하게 말씀드리는 것은 하지도 않았고 할 수도 없는 일을 했다고 하니 하도 답답해서 그러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의 ‘알박기’ 표현에 청와대가 ‘모욕적인 브리핑’이라는 입장을 낸 것을 두고 “제가 얼마나 화가 났으면 그렇게까지 말했겠는가. 어떻게 의심만 가지고 ‘몰염치’라는 표현을 쓰는가”라며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인사에 대통령이 임명한 바도 없고. 그 선출에 일절 관여한 바도 없다. 관여할 수도 없다”고 했다.
대우조선해양 신임 대표로 선출된 박두선씨가 문재인 대통령 동생의 동창인 것을 두고 여러 논란이 일자 청와대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며 명확히 선을 그은 것이다.
박 수석은 진행자가 ‘이분이 한직 쪽을 돌고 있었는데 이곳에 대통령이 방문하셨을 당시 여기에 대해 소개를 하고 이때를 기점으로써 승승장구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묻자 “현재 살아나고 있는 조선 경기 속에서 회사를 빠르게 회생시킬 내부 출신의 경영전문가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은 상법, 그리고 자본시장법상 명백한 민간기업이다. 이 민간기업에 어떻게 그렇게 대통령 인사권 행사를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지 그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인수위 측에서 ‘감사원과 소통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선 “감사에 착수하는 게 회사에 어떤 영향이 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희와 관계가 없는 것이므로 새 정부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거듭 “(대우조선해양이) 사실상 공기업이기 때문에 대통령 동생의 동창으로 지목된 인사,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이라며 “대통령 동생하고 대학 동창이면 그게 무슨 연관이 되는 것이냐”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박 수석은 청와대와 인수위 측 갈등의 원인을 언론 보도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그는 “청와대가 국민께 계속 설명해 드리고 있는데 자꾸 그렇게 말꼬리를 잡고 신구권력의 충돌이라고 쓰고 있다. 이게 바람직한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