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한덕수 전 총리를 지명했다.
윤 당선인은 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후보자는 정파와 무관하게 오로지 실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정에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한 분”이라고 인선 이유를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이어 “경제와 안보가 하나가 된 ‘경제안보 시대’를 철저히 대비해 나가야 한다”며 “한 후보자는 민관을 아우르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각을 총괄하고 조정하면서 국정과제를 수행해 나갈 적임자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노무현정부의 마지막 총리를 지냈던 한 후보자는 국회 인준을 통과할 경우 윤석열정부의 첫 총리를 맡게 된다.
특히 한 후보자는 전북 전주 출신으로, 호남 인사로 분류된다. 정통 경제·통상 관료 출신인 그는 노무현정부에서는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이명박정부에서 주미대사를 각각 지냈다.
한 후보자는 윤 당선인이 초대 총리 인선 기준으로 삼았던 ‘경제·외교 전문가’ ‘국민통합’이라는 두 조건을 충족시켜 인선 전부터 총리 후보 ‘1순위’로 거론됐다.
한 후보자는 “대내외적으로 경제와 지정학적 여건이 매우 엄중한 때에 국무총리 지명이라는 아주 큰 짐을 지게 돼 한편으로 영광스러우면서도 매우 무겁고 큰 책임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 후보자는 국가의 중장기적 운영을 위해 새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할 일로 국익 외교와 국방 자강력, 재정건전성, 국제수지 흑자 유지, 생산력 높은 국가 유지를 꼽았다.
한 후보자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세계적으로 매우 많아지고 어려움을 주고 있다”며 “결국 국익을 중심으로 하는 외교, 강한 국가를 위한 자강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이어 “최근 전염병 대응을 위해 금융 확장정책이 계속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재정건전성은 정부가 큰 위기의식을 느끼고 대응해야 하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질의응답에서 “정부라고 하는 것은 대통령과 총리와 장관 같은 주요 공직자가 함께 일하고 책임지는 구조 아니겠나”고 말했다. 책임총리제 도입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후보자는 “하나의 방법론으로서 협치, 통합 이런 것도 굉장히 중요한 정책의 요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3~5일 내에 총리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인준된다. 국회 의석수의 절반이 넘는 172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의 협조 여부가 중요한 상황이다.
윤 당선인이 총리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경제부총리와 법무부·외교부 장관 등 주요 부처 장관 인선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윤 당선인은 경제부총리 인선 발표 일정에 대해 “총리 후보자와 더 논의해서 아주 늦지 않게 국민 여러분께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정현수 구승은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