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벌레’ ‘한미 FTA 전도사’ 한덕수, 14년만에 국무총리로 돌아오다

입력 2022-04-03 17:21
한덕수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 홍성헌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국회 인준을 통과할 경우 14년 만에 국무총리로 화려하게 복귀하게 된다.

한 후보자는 노무현정부의 마지막 총리를 지냈다. 그의 총리 재임 기간은 2007년 4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약 11개월이었다.

역대 총리를 두 번 지낸 인사는 장면·백두진·김종필·고건 전 총리 등 4명이다. 한 후보자는 총리를 두 번 역임한 다섯 번째 인사가 되는 셈이다.

한 후보자는 특히 보수·진보 정권을 오가며 두 차례 총리를 지낸 인사로는 역대 세 번째다. 앞서 김종필 전 총리는 박정희·김대중정부에서 총리를 지냈고, 고건 전 총리는 김영삼·노무현정부에서 총리를 역임했다.

한 후보자는 관료 시절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저녁식사 후에도 다시 사무실로 돌아오는 것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부하 직원들로부터 ‘일벌레’, ‘일이 취미인 사람’이라는 평을 들을 정도였다고 한다.

한 후보자는 역대 정부에서 진영에 상관없이 경제·통상 관료로 중용됐다. 전북 전주 출신인 그는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70년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이후 관세청, 경제기획원(EPB)과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를 거쳤다. 김영삼정부에서는 특허청장, 통상산업부 차관을 지냈다.

휴직계를 제출하고 유학을 선택해 1984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아 ‘학구파’로 통한다.

뛰어난 영어 실력은 그의 자산이다. 한 후보자는 영어 명문장이 눈에 띄면 이를 메모하거나, 외웠다가 실전에서 활용했다고 한다. 유창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이명박정부에서 주미대사를 지냈다.

한 후보자를 상징하는 또 다른 키워드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전도사’다. 그는 노무현정부 당시였던 2006년 한·미 FTA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맡아 협상을 진두지휘했다. 이후엔 대통령 직속 한·미 FTA 체결지원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FTA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주미대사로 근무할 때는 한·미 FTA 비준에 주력했다. 미국 정치권에서 한·미 FTA에 부정적인 기류가 확산되자 미국 정부와 의회를 설득했다. 2011년 미국 의회에서 한·미 FTA가 비준되는 과정에서 그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에게는 ‘강단이 없다’, ‘무색무취하다’는 꼬리표가 붙는다. 이에 한 후보자는 2005년 3월 경제부총리 취임 이후 “색깔 없는 경제부총리가 되겠다”고 맞받아쳤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무역협회 회장으로 일했다. 당시 그가 자주 쓰던 말은 ‘우문현답’으로,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뜻이었다고 한다.

부인은 서양화가 출신의 최아영(74)씨다. 슬하에 자녀는 없다. 한 후보자는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