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회를 맞은 SF연극제가 오는 6일부터 5월 8일까지 5주간 대학로 소극장 혜화당에서 개최된다. SF연극제는 대학로 축제들의 산실인 소극장 혜화당의 대표 장르연극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공연 첫 주는 극단 물속에서 책읽기의 ‘매미’(원작 이재호, 각색·연출 유수미)가 공연된다. 이재호 작가의 SF대표작 ‘매미’를 재해석한 이 작품은 전 세계 매미들이 뿜어대는 음성파장 속에 어떤 비밀이 있는지 놀라운 상상력으로 파헤친다. 작년 초연에 이어 올해 우수 초청작으로 선정돼 공연된다. 2주 차에는 극단 동감의 ‘내일의 주인공’(작 김여진, 각색·연출 진성웅)이 무대에 오른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인 저출산을 SF적 상상력으로 새롭게 풀어낸 작품이다. 3주 차 작품은 드림시어터컴퍼니&닷팩토리의 ‘리메이크 85250’(작·연출 정형석)이다. A.I 휴머노이드 로봇과 빈부계층의 문제가 혼재된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그린 작품이다. 4주 차에 공연되는 극단 아트스퀘어의 ‘안내방송’(작 최형우, 연출 최유리)은 원인 미상의 재난으로 극한 상황 속에 처한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인간이 충돌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돌아보는 작품이다. 공연 마지막 주인 5주 차는 극단 달사람맨션의 ‘달, 달, 무슨 달’ (작 김소연, 연출 안수빈)로 막을 내린다. ‘달에는 토끼가 산다’는 동화적인 낭만과 현실의 문제를 SF 장르 속에서 충돌시킨 작품이다.
소극장 혜화당 프로그래머인 연출가 김세환은 “SF장르에서 가장 중요한 건 상상력이다. 하지만 단순히 허무맹랑한 상상력이 아니라, 오늘의 문제를 미래로 확장한 상상력이다. SF장르는 미래를 그리고 있지만, 오늘의 현실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면서 “SF는 최첨단 CG 기술 표현이 가능한 영화에만 어울리고 연극과는 거리가 먼 장르처럼 보이지만, 사실 SF는 연극과 매우 어울리는 장르다. 연극은 영화와 달리 실시간 관객의 상상력을 통해 구현되기 때문이다. 상상력은 한계가 없다”고 말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