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발간한 한 책자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을 여성혐오 표현의 사례로 언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아무 데나 혐오 발언 딱지를 붙인다”며 반발했다.
이 대표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준석 발언, 혐오표현…여성차별 근거 없는 피해의식’이라는 제목의 한국일보 보도를 공유하면서 “82년생 김지영 작가의 말을 지적했다고 해서 인권위에서 여성혐오라고 했다”며 “아무 데나 혐오발언 딱지 붙여서 성역을 만들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반발한 인권위의 지적은 지난해 11월 청소년 혐오차별 대응 워크숍 프로그램을 위해 만들어진 ‘혐오차별 대응하기’라는 책자에 실렸다. 여성·페미니스트 관련 혐오 표현 사례로 이 대표가 지난해 5월 언론 인터뷰에서 “여성혐오나 차별은 망상에 가까운, 소설·영화를 통해 갖게 된 근거없는 피해의식”이라고 언급한 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당시 이 대표는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을 보면서 전혀 공감이 안 됐다. 해당 책의 작가는 ‘자신이 걷기 싫어 하는 이유가 여성이 안전하지 않은 보행 환경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는데 망상에 가까운 피해의식 아닌가” “2030 여성들이 소설과 영화 등을 통해 본인들이 차별받고 있다는 근거 없는 피해의식을 가지게 된 점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
인권위는 해당 책자에서 “선천적인 장애인은 어려서부터 장애를 갖고 나와 의지가 좀 약하다” 등의 발언을 한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성소수자를 인정하게 되면 근친상간, 소아성애, 수간까지 비화될 것”이라는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 등도 혐오표현으로 지적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