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여사님 옷장과 文금괴, 하…” 국힘 “십상시냐”

입력 2022-04-02 07:52
문재인 대통령과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국민일보DB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옷값 논란’에 대해 “5년 전 문재인의 금괴가 다시 떠오른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에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십상시’의 일은 이제 그만하라”며 비판에 나섰다.

탁 비서관은 1일 페이스북에서 “여사님의 옷장을 떠올리면, 나는 5년 전 무수한 언론과 여론의 화제가 됐던 문재인의 금괴가 다시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양산 사저에 20조원(어치의) 금괴가 있으니 그걸 공개하라고 했던, 찾으러 가자고 하던 사람들, 그걸 보도했던 매체들”이라며 “여사님의 옷장과 문재인의 금괴…”라고 적었다. 이어 “하…”라며 한숨 섞인 문구를 덧붙였다.

탁 비서관은 “여사님의 옷장, 이 허무한 논쟁은 이제 경찰의 수사로 넘어갔다”며 “애초에 문제제기한 측에서도 차라리 특활비라는 본질에 더 집중해 달라고 호소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탄했다.

이는 청와대의 특수활동비 지출 내역에 대한 정보공개 소송을 제기해 이번 논란을 촉발한 한국납세자연맹 측에서 “특수활동비 폐지운동을 개싸움으로 변질시키지 말라”는 입장을 밝힌 데 따른 지적으로 보인다.

작년 ‘한복 국무회의’ 뒷얘기 공개… “그만 하길 다행”
탁 비서관은 지난해 10월 12일 ‘한복문화주간’을 맞아 당시 문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이 한복차림의 국무회의를 열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탁 비서관은 당시 전통의장대 복장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행사가 끝나고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한복은 무슨 돈으로 사 입었느냐’였다. 실로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기자 몇몇의 질문이 아니라 국민의힘 의원 여럿의 추상 같은 질의서가 밀려들었고, 문체부 및 행안부 각 부처에 ‘한복은 누가 샀고 그 비용은 어디서 나갔는지’ 묻고 또 물었다”고 덧붙였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지난해 10월 12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가을 한복문화주간을 맞아 전통의상을 입고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탁 비서관은 “‘한복은 참석자 각자가 준비했다’고 답변하자 그 다음엔 ‘무슨 돈으로? 어디서’가 따라붙었다”며 “각자 비용으로, 인근 한복 가게나 본인 소유의 한복으로 준비했다고 다시 설명했다”고 했다.

그는 “본인 소유의 한복이 본인 소유였다는 걸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느냐는 질의까지 나왔고, 어느 수석비서관이 아버지 칠순 때 형제들이 함께 (한복을)맞췄다는 칠순잔치 사진을 제출하겠다고 한 말을 전하며 논란이 마무리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즘 들어 다시 생각해보니 그만하길 다행이었다 싶다”며 “각 장관과 청와대 비서관들의 한복을 특활비로 하지 않았느냐는 질의도 없었고, 한복 빌리는 비용을 카드로 했는지 현금으로 했는지 묻는 질의도 없었다. 한복 착용에 지원 규정이 있는지 질문도 다행히 없었다”며 냉소했다.

허은아 “더이상 대통령 눈과 귀 가리지 말라”
이에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탁현민 비서관님, ‘십상시’의 일은 이제 그만하라”며 “더이상 문재인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지 말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김정숙 여사의 옷값 논란이 ‘허무한 논쟁’이고 ‘문재인의 금괴가 다시 떠오른다’고 하셨네요”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허 의원은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인 공약에 개별 의견을 말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는데, 다시 국민들을 황당한 ‘금괴’만 생각하는 음모론자로 만들었다”며 “국민들이 의문을 갖고 분노하는 이유를 정말 모르는 건지 모르는 척 하는 건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문 정부의 도덕적 기준 자체가 바뀐 것인지 묻고 있는 것”이라며 “왜 5년 전 국민들이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를 신뢰하고 기대했는지 다시 돌이켜보라”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