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통’ 한덕수, 尹정부 초대 총리후보 내정… 이르면 3일 발표

입력 2022-04-02 05:28 수정 2022-04-02 07:24
한덕수 전 국무총리. 국민일보DB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로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 측은 한 전 총리에 대한 인사 검증을 이번 주 초에 마무리하고 ‘한 전 총리가 가장 적합하다’고 내부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연합뉴스와 한국경제 등 복수 매체에 따르면 윤 당선인 측은 여러 총리 후보를 인사 검증한 결과 한 전 총리를 차기 정부 국무총리 후보자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 인선은 이르면 3일 오후 발표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직접 언론에 한 전 총리를 지명한 이유와 향후 내각 인사 방향을 설명할 예정이다. 당일 오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뒤 서울로 올라와 직접 기자회견을 열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 측은 “한 전 총리와 충분히 소통해왔다” “지난 수요일(30일) 당장 발표할 수 있을 정도로 무르익은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한 전 총리 발탁에는 경제통이라는 점과 보수와 진보 정부를 아우르며 정부 요직을 경험한 경륜이 두루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또 호남 출신인 점도 국민 통합 차원 취지에 부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2007년에 총리 후보자로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무난히 통과한 점도 향후 여소야대 국면을 대비한 카드로 꼽힌다.

한 전 총리는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통상산업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청와대 경제수석, 경제부총리, 국무총리 등 요직을 맡았다. 보수 정권인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각각 주미대사와 한국무역협회장을 역임했다. 전북 전주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한 정통 관료다.

올해 73세인 한 전 총리의 나이가 부담이라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한 전 총리의 경륜과 식견을 오히려 강점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김은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이나 내각을 운영할 때 나이가 아니라 국민의 민생을 책임지고 살필 수 있는 능력과 전문성, 역량이 기준”이라고 했다.

다만 당선인 대변인실은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대변인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신임 국무총리 후보 확정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며 “현재까지 (총리 후보가) 내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와 함께 최종 2배수에 올랐던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총리직을 끝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 검증에도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임 전 위원장과 한 차례 만나 국가를 위해 봉사해달라며 공직 복귀를 요청했으나, 임 전 위원장은 완곡하게 거절했다고 한다. 임 전 위원장은 총리뿐 아니라 경제부총리 후보군으로도 거론돼 왔다. 하지만 당장 경제부총리로 합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윤 당선인 측 설명이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