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에서 공군 훈련기 KT-1 두 대가 공중에서 충돌한 사고와 관련, 탑승자 3명은 낙하산을 타고 탈출했지만, 변을 피하기에는 이미 늦었던 것으로 보인다.
1일 사고가 난 사천시 정동면 옥정마을 인근 주민 최 모(60) 씨에 따르면 최 씨는 이날 오후 사고 발생 당시 집 근처 밭에서 취나물을 캐고 있었다.
그는 머리 위에서 탱크나 무기를 발사하는 것 같은 ‘쾅’ 하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순간 하늘을 올려다봤더니 훈련기 1대의 동체가 날개 없이 수직으로 떨어지고 있었고 비행기 파편이 비 오듯 광범위하게 떨어졌다는 게 최 씨 설명이다.
뒤이어 하늘에서 떨어지는 낙하산 3개를 목격했는데, 그중 1개의 경우 완전히 펴지지도 못한 상태였다고도 했다. 해당 낙하산에 각각 매달린 조종사 3명은 “이미 아무런 미동 없이 축 처져 있었다”라고도 덧붙였다.
공군은 참모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비행사고 대책 본부를 구성해 정확한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과 소방도 현장 수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충돌 직후 소방 당국은 헬기 3대와 소방 차량 49대, 인력 62명을 현장에 급파했다.
충돌로 인해 비행기 파편이 인근 민가에 떨어지며 한 교회 옥상에 불이 붙기도 했으나 약 20분 만에 완전히 진압됐다. 경찰도 기동대원 67명, 사천경찰서 직원 28명, 특공대 2명 및 수색견 1마리를 투입해 실종자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 밖에 군인 130명과 사천시청 직원 40명도 현장에서 수습 작업을 하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충돌한 전투기 파편이 넓은 범위에 걸쳐 쏟아지는 등 사고 범위가 넓고 현장도 혼란스러운 분위기”라며 “이 때문에 수색 작업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사천=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