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에 국내 휘발윳값 2000원↓… “단기적 하락세”

입력 2022-04-01 14:59
전국 휘발유 가격이 정점을 찍었던 지난 16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리터당 2435원에 판매하고 있다. 국민일보DB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치솟던 국제유가가 주춤하면서 국내 휘발유 가격의 매서운 상승세도 멈춰섰다. 10주 연속 치솟던 휘발유 가격의 상승세는 꺾였고,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ℓ)당 2000원 아래로 다시 내려왔다.

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2.0원 하락한 ℓ당 1996.4원이었다. 최고가인 서울은 ℓ당 2064원, 최저가인 광주는 ℓ당 1975원이다.

전국 휘발유 가격은 지난달 15일 ℓ당 2000원을 넘어서는 등 가파르게 올랐다. 연초부터 10주간 상승세를 이어오다가 지난달 16일(2004원)에는 2012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30일 2000원 아래로 내려온 이후 매일 1~2원씩 하락하는 추세다.

국내 휘발유 가격이 요동치는 배경에는 국제유가가 있다. 통상적으로 국내 휘발유 가격은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국제 휘발유 가격에 2주 정도 후행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난해 12월부터 국제 휘발유 가격은 계속해서 상승세를 기록하다 3월 둘째 주 배럴당 138.4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최근 유가 불안 해소를 위해 방대한 양의 비축유를 방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국제유가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국내 휘발유 가격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있다.

다만 비축유 방출은 과열된 분위기를 냉각시키는 단기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라는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국제유가와 이에 따른 국내 휘발유 가격도 계속 상승과 하락을 반복할 거란 분석이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과거의 사례를 볼 때 비축유를 방출하면 당장은 유가가 안정될 수 있지만, 오히려 그 후에 고점을 회복하는 경우가 많았다. 유류세 인하폭이 확대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지만, 그전까진 국내 휘발유 가격도 2000원대를 넘나들며 계속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