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 게임사 주총

입력 2022-04-01 13:38 수정 2022-04-01 13:39

게임사들이 지난해 한 해를 결산하는 주주총회를 열었다. 블록체인 게임 개발부터 새 리더십 출범, 새 지식재산권(IP) 발굴 등 다양한 화두가 제시됐다. 올해 초 부진을 면치 못한 게임주들이 2분기를 기점으로 다시금 어깨를 펼 치 관심을 끈다.

넷마블 주총의 화두는 ‘블록체인 게임’이다. 권영식 대표는 29일 주주총회에서 “게임 사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많은 노력을 지속 중”이라면서 “게임 플랫폼의 다변화를 비롯, 신장르 개척 및 자체 IP 육성, 넷마블 고유의 IP 생태계 구축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왔다”고 밝혔다.


넷마블은 지난달 게임 내 기축통화로 사용될 가상화폐 ‘MBX’의 유통을 시작했다. 권 대표는 “넷마블의 또 한번의 진화와 재도약을 위해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등 관련 차세대 기술 확보와 연구 개발에 큰 공을 들여왔으며, 올해를 기점으로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다양한 신작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은 올해 433억원의 현금 배당(1주당 예정 배당금: 528원)을 실시한다.

펄어비스는 주주총회에서 새 리더십이 출범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허진영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신임 대표이사(CEO)로 선임했다.

허 신임 대표는 COO로 재직 당시 펄어비스의 게임 서비스 및 운영을 총괄하며 실무 능력을 두루 갖춘 인물이다.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출시를 비롯해 ‘붉은사막’ ‘도깨비’ 등 굵직한 신작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허 신임 대표 체제를 갖춰 조직을 실무적으로 개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진영 펄어비스 신임 대표이사. 펄어비스 제공

허 신임 대표는 취임 인사말을 통해 “검은사막 모바일의 중국 서비스는 현지 퍼블리셔와 함께 오랜기간 철저히 준비한 만큼 좋은 성과를 가져오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면서 “붉은사막, 도깨비, PLAN 8은 차세대 엔진 ‘블랙 스페이스’를 기반으로 세계적인 트리플 A급 대작들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퀄리티로 개발해내 지금까지 한국 게임사 누구도 하지 못했던, 서구권 전통 콘솔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겠다”고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위주의 라인업을 보다 다각화하고 ‘ESG 경영’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주총을 통해 내비쳤다. 30일 열린 주총에서 김택진 대표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글로벌 고객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반영하는 오픈형 R&D 기조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현재 엔씨소프트의 최우선 목표는 글로벌 게임 회사로의 더 확고한 도약”이라고 말했다.

엔씨는 올 하반기 PC·콘솔 타이틀인 ‘TL(Throne and Liberty)’의 글로벌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리니지W는 올해 하반기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 국가에 출시한다. 김 대표는 “주력 장르인 MMORPG 뿐만 아니라 액션 배틀로열(Action Battle Royale), 수집형 RPG, 인터랙티브 무비(Interactive Movie)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개발 중”이라며 “신작을 PC, 모바일에 이어 콘솔 플랫폼까지 확대 탑재하여 엔씨소프트의 무대를 더 크고 넓은 세계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엔씨는 지난해 국내 게임사 최초로 설립한 ‘ESG 경영위원회’의 활동력을 강화하고, 주주가치 제고의 일환으로 오는 2024년까지 연결 당기순이익의 30%를 현금 배당하겠다고도 했다.

‘배틀그라운드(펍지)’로 유명한 크래프톤은 주주총회에서 ‘개발 능력’의 강화를 화두로 꺼냈다. 지난해 상장한 크래프톤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하겠다고도 했다.

김창한 대표는 “크래프톤은 코로나19 및 시장의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지식재산권(IP)인 펍지 IP 기반으로 전년 대비 25% 이상 성장한 것은 물론, 94%에 이르는 해외 매출을 달성해 글로벌 게임사로 자리잡았다”며 “2022년 크래프톤은 게임 개발이라는 핵심 능력을 기반으로, 딥러닝, VR, 그리고 Web 3.0/NFT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본격화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과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은 합병 자회사 ‘넥슨게임즈’를 출범했다. 넷게임즈와 넥슨지티는 양사 간의 합병을 완료하고, 통합법인인 ‘넥슨게임즈’로 정식 출범한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넥슨게임즈는 지난달 25일 주총을 통해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이사, 신지환 전 넥슨지티 대표이사, 김명현 넥슨지티 개발이사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양사 합병에 따라 넥슨게임즈는 임직원 1000여명의 대형 게임 개발사로 출발선에 섰다. 넥슨게임즈는 향후 기존 넷게임즈 및 넥슨지티가 보유한 개발역량 간 시너지 창출에 주력하는 한편, PC, 모바일, 콘솔 등을 아우르는 최상의 멀티플랫폼 개발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존 넷게임즈와 넥슨지티가 각기 운영하던 IT인프라를 공유하고 시설 및 R&D 투자를 일원화해 경영성과를 극대화한다.

박용현 대표는 “넥슨게임즈의 가장 큰 자산은 다양한 장르에서 최소수준의 경험과 실력을 갖춘 개발자들”이라며 “기존 양 조직의 개발 노하우를 집약한 양질의 신작 개발에 매진하고, 플랫폼과 장르의 확장을 통해 국내 대표 개발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