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권시장이 1일(한국시간) 장 마감을 1시간 남기고 만우절 거짓말처럼 동시에 하락했다.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가 일제히 1.5%포인트 안팎의 낙폭을 기록했다. 계속되는 인플레이션과 다가오는 경기 둔화 우려가 최근 반등장의 과열을 억제한 것으로 보인다.
1.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뉴욕증시는 장 마감을 1시간 앞둔 오전 4시부터 일제히 급락했다. 3만5000선을 방어하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3만4678.35로 종가 기준 1.56%포인트 하락했다. 4580선을 웃돌았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7%포인트 밀린 4530.41을 가리켰다. 나스닥지수는 1만4400선에서 1.54%포인트 내려간 1만4220.52에 마감됐다.
시장에 영향을 미칠 만한 재료는 미 상무부의 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다. PCE 가격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 선호되는 지표 중 하나다. 인플레이션 추세를 나타내는 만큼 연준의 향후 금리 인상률을 결정할 수 있다. 다만 제롬 파월 의장을 포함한 연준 인사들은 이미 차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한 50bp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이런 전망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
미 상무부는 이날 근원 PCE 가격지수를 지난해 같은 달보다 5.4%, 식료품·에너지를 포함한 PCE 가격지수를 6.4%씩 각각 상승했다고 밝혔다. 근원 PCE 가격지수는 지난 1월 기록한 5.2% 상승보다 0.2%포인트 더 올랐다. 다만 월스트리트 전망치인 5.5%보다는 소폭 낮았다. PCE 가격지수가 시장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으로 평가된다.
국내외 증권가에서 지수 하락을 놓고 나오는 여러 분석 가운데 미국의 1분기 마지막 거래일에 쏟아진 정리 매물을 원인으로 지목한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다. 본장을 마감한 뒤 오전 5시부터 시작된 애프터마켓에서 일부 종목은 상승 전환됐거나 낙폭을 줄였다.
2. 어드벤스 마이크로 디바이스 [AMD]
미국 반도체 기업 어드벤스 마이크로 디바이스(AMD)는 이날 나스닥에서 8.27%(9.86달러) 급락한 109.36달러에 마감됐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에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영향을 받았다.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 블레인 커티스는 “2023년 컴퓨터(PC)와 게임을 포함한 AMD의 사업에 위험이 있다”며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목표주가를 148달러에서 115달러로 각각 내렸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PC 시장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PC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델 테크놀로지스는 7.6%, 휴렛패커드(HP)는 6.54%씩 하락했다.
3. 카니발 [CCL]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일상 회복을 기대하는 ‘리오프닝’ 관련주는 하락장에서도 주가를 끌어올리거나 낙폭을 방어했다. 그중 미국 크루즈 기업 카니발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3.16%(0.62달러) 상승한 20.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노르웨지언크루즈라인이 3.11%, 로열캐리비언크루즈가 2.82% 상승해 대체로 크루즈 관련주에서 강세가 나타났다.
여름을 준비하는 시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 협상 기대감이 리오프닝 관련주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알렉산드르 포민 러시아 국방차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키이우 주변에서 군사 활동을 크게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