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전쟁·긴축 등 대내외 변수로 증시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지만 공모주 시장은 여전히 큰 수익률을 안겨주며 ‘불패 신화’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종목 3개 중 1개는 공모가 대비 시초가 2배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전체 종목의 시초가 기준 평균 수익률은 67%에 달했다.
1일 국민일보가 올해 1분기 공모청약을 진행한 IPO(기업공개) 기업 21곳(스팩 제외)의 시세 추이를 분석한 결과 전날 기준 1분기 공모주 전체 평균 수익률은 36.4%로 나타났다. 1분기에 공모청약을 진행한 모든 기업 주식을 균등하게 매수했다면 이만큼의 수익을 낼 수 있었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은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 공모주를 상장 당일에 매도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수익률은 껑충 뛴다. 공모주를 시초가에 전부 팔았다면 수익률은 67.2%에 달한다. 상장 당일 종가에 매도했어도 51.4%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지난 1분기 시장이 대내외 변수로 인해 크게 타격 받았다는 점에서 공모주의 이 같은 성과는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3월 코스피는 -7.7%, 코스닥은 –9.0%의 하락률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전체 21종목 중 7종목이 공모가 대비 시초가 2배 기록에 성공했다. 총 14종목에서 공모가보다 높은 시초가가 형성됐다. 반면 시초가가 공모가 이하로 형성된 종목은 7개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하락 폭이 최대 –10%에 그쳤다. 그만큼 리스크는 적고 기대수익은 높은 시장이었던 셈이다.
이에 따라 풍원정밀(2235.98대1), 비씨엔씨(2686.22대1), 유일로보틱스(2535.3대1) 등 종목은 수천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1분기 IPO시장 ‘대어’로 꼽힌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홀로 기관 주문액 1경5203조원, 청약증거금 114조1066억원을 끌어모으며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 1분기 전체 공모 금액은 13조362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배가량 급증했다.
IPO시장이 활황을 이어가며 증권사들은 수익잔치를 벌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총 5곳에서 822억원어치 공모청약을 주관하며 수수료 수익 31억1187만원을 챙겼다. KB증권도 LG에너지솔루션 대표 주관사 자격을 따내며 1분기 동안에만 201억2100만원의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다만 1분기 공모주 시장의 이 같은 성과는 팬데믹 기간 평균보다는 소폭 낮아졌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상장 당일 종가 기준 공모주 평균 수익률은 2020년 56.9%에서 2021년 57.4%로 상승했으나 올 1분기에는 51.4%에 그쳤다. 최종 공모가가 희망범위 상단을 초과한 기업 수도 6곳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5곳)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안정적으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계속해서 커질 전망이다. 마켓컬리, 교보생명, 현대오일뱅크 등 연내 IPO를 앞둔 굵직한 기업들에 대한 기대가 특히 크다. IR컨설팅 전문기업 IR큐더스는 “하반기부터는 기업의 책임경영과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정책이 마련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하반기 IPO 시장은 상반기보다 전망이 밝다”고 전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