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박지현 비대위원장에 “얼굴 보게 마스크 잠깐만”

입력 2022-04-01 05:00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1일 의원총회에서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얼굴을 보고 싶으니 마스크를 벗어달라”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 의총은 지난 13일 공동비대위원장으로 임명된 박 위원장이 민주당 의원 전원과 첫 대면식을 겸하는 자리였다.

5선인 설 의원은 이날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의총에서 인사말을 마치고 연단에서 내려온 박 위원장을 향해 “잠깐만, 얼굴을 잘 몰라요. 마스크 잠깐 벗고 봤으면 좋겠는데요. 진짜 몰라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진행을 맡은 이수진 원내 대변인이 “얼굴을 모르신다고요?”라고 물었고 설 의원은 “네 좀 봤으면 좋겠는데. 잠깐만 (마스크를) 벗으면 될 것 같은데”라고 답했다.

설 의원의 돌발 발언에 좌중에서는 “텔레비전에서 나온 거하고 틀려(달라)”와 같은 발언도 나왔다. 일부 의원들은 설 의원을 향해 스마트폰을 가리키며 “여기에 다 나와. 네이버에 다 나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이 원내대변인은 “선거 때 많이 봤습니다”라며 상황을 마무리했고, 박 위원장은 처음에는 잠시 웃음을 터트렸다가 이내 아무 대답 없이 자리로 돌아갔다.

설 의원은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해당 발언의 의도에 대해 “그동안 박 비대위원장을 만날 기회가 없어 선의로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박 위원장이 좌중 앞에서 부담으로 느낄만한 발언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 대표급인 비대위원장에게 얼굴을 내보이라는 요구 자체가 결례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민주당 의원들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편 박 위원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처음으로 민주당 모든 의원님을 한 자리에서 뵙고 인사드리게 됐다”며 “너무나 막중한 자리를 맡아 처음엔 솔직히 어리둥절했지만 많은 의원이 도와주신 덕에 잘 견뎌내고 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자 공천 배제’를 재차 주장했다. 당내 부동산 정책실패 책임자와 부동산 물의 전력자에 대해서는 공천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책 책임을 어디까지 지울 것인지 등이 불명확하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박 위원장은 “다른 의견을 가진 의원들도 있겠지만 대선 패배의 결정적 원인 중 하나는 부동산 표심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 분은 없을 것”이라며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변화하지 않으면 모두 죽는다는 절박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