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1일 의원총회에서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얼굴을 보고 싶으니 마스크를 벗어달라”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 의총은 지난 13일 공동비대위원장으로 임명된 박 위원장이 민주당 의원 전원과 첫 대면식을 겸하는 자리였다.
5선인 설 의원은 이날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의총에서 인사말을 마치고 연단에서 내려온 박 위원장을 향해 “잠깐만, 얼굴을 잘 몰라요. 마스크 잠깐 벗고 봤으면 좋겠는데요. 진짜 몰라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진행을 맡은 이수진 원내 대변인이 “얼굴을 모르신다고요?”라고 물었고 설 의원은 “네 좀 봤으면 좋겠는데. 잠깐만 (마스크를) 벗으면 될 것 같은데”라고 답했다.
설 의원의 돌발 발언에 좌중에서는 “텔레비전에서 나온 거하고 틀려(달라)”와 같은 발언도 나왔다. 일부 의원들은 설 의원을 향해 스마트폰을 가리키며 “여기에 다 나와. 네이버에 다 나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이 원내대변인은 “선거 때 많이 봤습니다”라며 상황을 마무리했고, 박 위원장은 처음에는 잠시 웃음을 터트렸다가 이내 아무 대답 없이 자리로 돌아갔다.
설 의원은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해당 발언의 의도에 대해 “그동안 박 비대위원장을 만날 기회가 없어 선의로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박 위원장이 좌중 앞에서 부담으로 느낄만한 발언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 대표급인 비대위원장에게 얼굴을 내보이라는 요구 자체가 결례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편 박 위원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처음으로 민주당 모든 의원님을 한 자리에서 뵙고 인사드리게 됐다”며 “너무나 막중한 자리를 맡아 처음엔 솔직히 어리둥절했지만 많은 의원이 도와주신 덕에 잘 견뎌내고 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자 공천 배제’를 재차 주장했다. 당내 부동산 정책실패 책임자와 부동산 물의 전력자에 대해서는 공천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책 책임을 어디까지 지울 것인지 등이 불명확하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박 위원장은 “다른 의견을 가진 의원들도 있겠지만 대선 패배의 결정적 원인 중 하나는 부동산 표심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 분은 없을 것”이라며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변화하지 않으면 모두 죽는다는 절박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