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축제성 회복할 것”…올해의 프로그래머 연상호 감독

입력 2022-03-31 20:41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최 및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승수 조직위원장과 연상호 감독, 이준동 집행위원장(오른쪽부터)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28일 개막하는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축제성 회복을 기치로 내걸었다. 올해의 프로그래머에는 연상호 감독이 선정됐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31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상영작을 공개했다.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영화제의 축제성 완전한 회복이 목표”라며 “전주영화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먼저 열린 국제영화제로, 레퍼런스 없이 하나하나 만들어가야 했다. 정부가 단계적으로 방역을 완화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고, 지금은 축제성을 회복할 단계”라고 밝혔다.

이 집행위원장은 방역을 소홀히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완전한 축제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전주 의료계와 협조해 어떠한 경우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준비를 갖췄다”면서 “안전한 영화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영화제에선 세계 56개국 217편(해외 123편·국내 94편)이 상영된다. 지난해보다 8개국, 31편이 늘어나 코로나19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조직위는 설명했다. 초청작은 5개 극장 18개관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개막작은 애플TV+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를 연출한 한국계 미국인 코고나다 감독의 ‘애프터 양’이다. 미국의 단편소설 작가 알렉산더 와인스틴의 원작 ‘양과의 안녕’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가족처럼 지냈던 안드로이드 ‘양’의 인공지능 속에 남겨진 추억을 쫓아가는 내용이다.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정적이면서도 아름다운 화면을 느낄 수 있는 공상과학(SF) 영화”라고 설명했다.

폐막작은 에리크 그라벨 감독의 ‘풀타임’이다. 파리 근교에 살면서 홀로 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의 이야기다.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비싼 집값 등 현실적인 내용을 담았다. 제78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오리종티 부문에서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은 작품이다.

31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최 및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J 스페셜:올해의 프로그래머’는 영화 ‘부산행’,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옥’ 등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이 맡았다. 전주국제영화제는 해마다 올해의 프로그래머를 선정해 올해의 프로그래머가 선정한 작품들을 상영하고 관객들과 소통한다.

이 집행위원장은 “연 감독은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집요할 정도로 파고들어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했다.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체성과 잘 맞다”며 “전 세계에서 가장 바쁜 창작자가 전주에 와서 관객들과 호흡하기로 한 데에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연 감독이 선택한 작품은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블루벨벳’(1986),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큐어’(1997), 가타야마 신조 감독의 ‘실종’(2021)이다. 자신의 작품 가운데선 ‘돼지의 왕’(2011)과 ‘부산행’(2016)을 선정했다.

연 감독은 “요즘 가장 관심 있는 장르영화에 영향을 준 작품들로 프로그래밍을 했다”며 “세 작품이 각각 개성이 있지만 연결되는 점도 있어 함께 보면 새로운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작품들 중 ‘돼지의 왕’과 ‘부산행’을 고른 이유에 대해 그는 “‘돼지의 왕’은 첫 장편영화고 ‘부산행’은 첫 실사영화”라며 “제가 이 일을 하는 데 있어서 큰 변곡점이 된 작품들”이라고 말했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이창동: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 ‘충무로 전설의 명가, 태흥영화사’ 등 특별전도 열린다. 문예술거리, 남부시장, 에코시티 등 전주 시내 특별한 장소에서 영화를 선보이는 ‘골목&야외상영’, 전주시네마타운에서 여는 ‘전주 시민 특별상영회’ 등도 준비돼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