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3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은 90%에 가깝다. 직원 1인당 연봉은 3억9200만원으로 주요 증권사를 훌쩍 뛰어넘었다.
두나무는 31일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수익(매출) 3조7046억원, 영업이익 3조271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두나무의 실적은 지난해 불어닥친 코인 투자 열풍으로 크게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020년(866억원)과 비교해 무려 3600% 넘게 증가했다.
두나무가 기록한 영업이익률 88.3%는 이례적인 수치다. 일반적인 기업으로서는 달성하기 어렵다. 비슷한 규모의 매출을 달성한 현대백화점(3조5725억원)의 영업이익은 2644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13조152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미래에셋증권도 영업이익은 1조4855억이었다.
일각에서는 두나무의 지나치게 높은 마진율이 업비트가 암호화폐 결제·매매·예탁 등 시장의 기능을 도맡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식 시장의 경우 해당 기능들이 상호 견제와 균형을 위해 법에 따라 여러 기관에 분산돼있다. 하지만 아직 업권법조차 없는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코인 거래소가 그 역할을 모두 수행한다. 한 가상자산 업계 전문가는 “상충되는 기능을 거래소가 모두 독점하고 있어 감시·견제 비용이 들지 않는다. 마진율이 매우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편 두나무가 이날 공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3억9200만원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12월 지급된 급여 총액을 월 평균 직원 수로 나눈 금액이다. 억대 연봉으로 유명한 증권업계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25개 증권사의 평균 연봉은 1억5000만원 선으로 나타났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