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세수추계 오차 낸 지난해 세수, 외환위기 이후 최대 증가율

입력 2022-03-31 17:19

지난해 국세청이 거둬들인 국세가 전년 대비 20.6%나 급증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국세청 세수 증가율이 20%을 넘어선 것은 21년 만에 처음이다. 수출 호조와 함께 부동산 경기 폭등, 물가 상승 등의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역대급 세수추계 오차를 낸 요인이기도 하다.

국세청은 지난해 국세청 세수가 전년(277조3000억원) 대비 20.6% 증가한 334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31일 밝혔다. 외환위기 회복기였던 2000년에 기록한 증가율(22.9%) 이후 처음으로 20%대를 넘어섰다. 국세청 세수는 관세와 지방세분 농어촌특별세를 제외한 국세를 말한다. 전체 세수에서 국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97.2%에 달한다.

3대 세목 모두 세수가 급증했다. 법인세수는 전년(55조5000억원) 대비 26.8% 증가한 70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이전 2019년(72조2000억원) 수준에 근접했다. 지난해 수출 증가 등 ‘V자 반등’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소득세수도 전년(93조1000억원)보다 22.6% 늘어난 114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전반적인 소득 증가 탓도 있지만 부동산 양도소득세가 대폭 늘어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부가가치세 역시 전년(64조9000억원) 대비 9.7% 증가하며 2019년 수준보다 높은 7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재난지원금 등을 통한 민간소비 진작 효과와 함께 원자재 가격 및 전반적인 물가 상승 여파다.

세수 규모는 적지만 상속세와 종합부동산세 증가율도 두드러졌다. 각각 전년 대비 76.9%, 69.4%씩 늘며 증가율로만 보면 3대 세목을 압도했다. 상속세수의 경우 2020년 타계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관련 상속세 영향이 이어졌다. 삼성가는 12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5년간 나눠 내고 있다. 종부세수는 부동산 급등 영향이 반영됐다. 지난해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19.05%나 오르며 종부세수를 늘렸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