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의 이고은, 많이 응원해주세요” [인터뷰]

입력 2022-03-31 16:21
페퍼저축은행 제공

“새로운 팀에 와서 많이 기대되고,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 어떨지 궁금하고 설레요. 페퍼에서 최선을 다하고 정말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잘해야죠.”

페퍼저축은행의 새 세터 이고은은 31일 국민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새로운 배구 여정을 다짐했다.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은 이날 구단의 첫 자유계약선수(FA)로 한국도로공사에서 뛰던 세터 이고은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3년, 9억9000만원(연봉 3억원, 옵션 3000만원)이다. 이고은은 2013-2014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한국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를 거쳐 다시 한국도로공사로 돌아와 총 9시즌을 뛰었다.

이고은이 이적을 확실히 결심한 건 지난 29일이다. “주변에 조언도 구하고, 혼자 생각도 하다 보니 결정하는 데 오래 걸렸어요.” 이전 소속팀 한국도로공사에 대한 애정도 결정이 늦어지는 데 영향을 미쳤다. “도로공사에 애정도 컸어요. 팀원들도 좋았고… 제가 처음 입단한 팀이기도 해서 많이 고민됐죠.”

하지만 적극적인 페퍼저축은행에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페퍼에서 저를 많이 신경 써준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감사했죠. ‘정말 나를 원하는구나. 가서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신생팀인 만큼 좀 더 발전 가능성이 있고 함께 이뤄가는 성취감도 있을 것 같았어요.”

이고은은 2021-2022 시즌 한국도로공사에서 이윤정과 투 세터 체제를 이루며 정규리그 2위에 기여했다. ‘경기를 좀 더 뛰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냐’는 질문에 그는 “선수로서 좀 더 뛰고 싶은 마음은 당연한 거 같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지난 시즌이 힘들거나 나쁘지는 않았어요. 저희 세터끼리 정말 좋았거든요.”라고 말했다.

페퍼저축은행의 하혜진 최민지 등은 이고은과 과거 도로공사에서 함께 뛰었고, 이현은 GS칼텍스에서 연이 있다. “(과거) 같이했던 친구들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적응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애들이 ‘어떻게 우리 여기서 만나냐. 같이 잘해보자’고 연락이 왔어요.”

김형실 감독과의 대화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감독님 하지 말고 쌤(선생님)이라고 불러’라고 하신 게 제일 기억에 남아요. 선수들과 편하게 소통하려고 하시는구나 느껴져서 좋았어요.”

이고은은 ‘젊은 팀’ 페퍼저축은행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만큼 ‘베테랑’으로서의 역할도 기대한다. “구단에서도 맏언니로서 책임감을 갖고 팀을 잘 이끌어달라고 해주셨어요. 이렇게까지 선배 그룹인 것은 처음이라서 서툴 때도 있겠지만 책임감을 갖고 잘하고 싶어요.”

신생팀의 패기에 안정감과 노련함을 불어넣는 것이 이고은의 목표다. “첫 시즌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열정적이고 패기 넘치는 친구들과 잘 어우러져서 더 안정감이 생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팬들에게도 인사를 건넸다. 그는 “도로공사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느꼈어요. 좋을 때도 힘들 때도 있었는데 언제나 많은 응원해주셔서 행복하게 배구할 수 있었어요. 이제 페퍼로 오게 됐는데 ‘페퍼의 이고은’도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해요.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릴게요.”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