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대우조선해양 알박기 인사, 비상식·몰염치” 비판

입력 2022-03-31 10:53 수정 2022-03-31 11:21
문재인(가운데) 대통령이 2018년 1월 쇄빙 LNG 운반선 야말5호에 탑승해 박두선(맨 왼쪽) 당시 상무의 설명을 듣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 28일 대우조선해양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연합뉴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31일 대우조선해양 박두선 대표 선임에 대해 “몰염치한 알박기 인사”라며 강력 비판했다.

원일희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오전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브리핑에서 “임기 말 부실 공기업 알박기 인사 강행에 대한 인수위의 입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원 대변인은 “대우조선해양이 문재인 대통령의 동생과 대학 동창으로 알려진 박두선 신임 대표 선출이라는 무리수를 강행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8일 박두선 조선소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는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이다.

박 대표는 문 대통령 동생 문재익씨와 한국해양대 동기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1월 3일 새해 첫 산업 현장 방문으로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찾았었다. 당시 상무였던 박 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쇄빙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에서 사업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했다.

원 대변인은 “대우조선해양은 사실상의 공기업”이라며 “금융위원회는 산업은행에 유관기관에 대한 현 정부 임기말 인사를 중단해 달라는 지침을 두 차례나 내려 보냈고 인수위는 그 사실을 업무보고를 통해 받았다”고 했다.

이어 “외형상 민간기업의 이사회 의결이란 형식적 절차를 거쳤다고 하나 사실상 임명권자가 따로 있는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자초하는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원 대변인은 “정권 이양기에 이 같은 인사가 강행된 건 합법을 가장한 사익추구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며 “인수위는 해당 사안이 감사 대상이 되는지 감사원에 요건 검토와 면밀한 조사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 측은 박 대표 등 신규 경영진 선임에 대해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신규 경영진이 대우조선의 경쟁력 제고와 근본적 정상화에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주요 현안에 대해 신규 경영진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