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한복·구두, 비서관이 현금결제”…靑 “사비”

입력 2022-03-31 06:05 수정 2022-03-31 09:54
여러 한복 입은 김정숙 여사. 청와대 제공, 뉴시스

김정숙 여사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초기 청와대 참모진을 대동한 채 현금만으로 한복을 구입했다는 증언이 나온 데 대해 청와대는 “사비를 현금 형태로 산 것뿐”이라고 밝혔다.

중요무형문화재 107호 김해자 누비장인은 “김 여사가 2017년 영부인이 된 직후 수행원 2명과 함께 직접 찾아와 누비 2벌, 일반 치마저고리와 두루마기 각 1벌을 사고 (한복) 1벌을 맞춰갔다”며 “총 700만원어치 결제를 전액 5만원권 현찰로 했는데, A비서관이 종이봉투에 담긴 돈을 건넸다”고 30일 조선일보에 말했다.

김 여사에게 두 차례에 걸쳐 수제화 총 15켤레를 판매한 전태수 JS슈즈디자인연구소 대표도 “두 번 모두 김 여사의 보좌진이 봉투에 현찰을 넣어 내게 건넸다”고 매체에 전했다. 전 대표가 만드는 수제화는 켤레당 20만~50만원이다. 김 장인과 전 대표의 매장 모두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한 곳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해당 보도에 대해 “김 여사의 사비를 현금으로 쓴 것”이라며 “세금계산서까지 발행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의상 비용으로 특수활동비를 사용한 적이 일절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전날에도 해외 순방 등 주요 행사에서 김 여사가 착용했던 의상은 특활비가 아닌 사비로 구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도 김 여사의 의상을 사는 데 청와대 특수활동비가 쓰였다는 의혹과 관련해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관저에서 키우는 개 사룟값도 직접 (사비로) 부담한다”며 “(옷을 특활비로 샀다는 의혹) 그 자체가 놀라운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영부인 의상에 관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논란이 된 특활비에도 당연히 그런(의상 구입) 항목은 없다. 김 여사의 의상 구입에 쓰인 특활비는 한 푼도 없다”며 “개인이 개인 돈으로 사 입은 옷인데 대통령 부인이라는 위치 때문에 계속 해명해야 하는 것인지 잘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탁 비서관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쇼’에 나와서도 의상비는 사비로 부담했다고 강조하면서, 사회자가 ‘카드로 직접 계산했다는 건가’라고 묻자 “맞다. 물론 사비(를 사용한다는 것은) 카드로 구매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는 김 여사가 한복 및 수제화 등 의상을 현금으로 구매했다는 보도와 청와대의 해명과는 대치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