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를 두고 “지난 3~4개월 동안 어느 정치인도 이걸 지적하지 않았다는 것은 오히려 그들이 이 문제에 있어 굉장히 비겁했다는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수백만 서울시민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에 불편을 야기하는 방식으로 투쟁하는 분이 있다면 이 정도 (문제) 제기는 이미 됐어야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 대표의 공론화 방식에 문제가 없느냐’는 앵커 질문에 “제가 지적했던 말 중에서 만약 혐오의 표현이라든지 과잉 표현이 있다 그러면 지적을 받았으면 한다”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그게 아니라 지금까지 이 논쟁에 있어 시위 방식이 ‘이렇게 되어선 안 된다 시위 중지하라’라고 SNS상으로 제 입장을 명확히 밝혔고 거기에 대해 응답하길 기대했던 것”이라며 “이것보다 온건한 지적 방식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앵커는 ‘혐오를 조장할 수 있다는 생각은 진작에 안 해봤느냐’ ‘당대표가 쓸 수 있는 방법과 수단이 많은데, 꼭 이 방식이어야 했느냐’며 질문을 이어갔다.
이에 이 대표는 “전장연이 보여준 시위 양태라고 하는 것은 운행 중인 지하철에 출입문이 열렸을 때 거기에 휠체어를 끼워 넣고 30~40분 이상 지하철이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라며 “이것을 통해서 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전혀 이 문제에 대해서 책임이 없는 일반 시민의 불편함이고 그걸 바탕으로 지렛대 삼아서 정치권과 협상을 하겠다는 것인데 큰 사회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공약을 입안한 사실도 강조했다. 그는 “저희가 저상버스 공약이라든지 아니면 광역 교통수단에 있어서는 리프트 설치라든지 이런 것들 더 적극적으로 했고, 그 공약을 입안한 사람이 저”라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29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 대표를 겨냥해 “일부 대중의 감정을 선동하고 부추겨서 그 분노를 자기에 대한 지지율로 끌어올린다”고 지적한 데 대한 반박도 나왔다.
이 대표는 “진 전 교수는 입장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그럼 앞으로 이런 상황에서 대중의 불편을 담보로 한 시위 방식에 대해 찬성하는지 밝혀야 한다”면서 “다수가 이야기한다고 해서 항상 정론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해 유명해진 분인데, 지금 상황에서 법을 부정하는 시위 양태를 인정한다는 것인지 입장을 밝히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여성가족부가 미래가족부로 확대 개편되는 방향이 원래 구상과 같으냐’는 질문에는 “다른 방향”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저희가 처음에 이야기했던 건 여성과 가족 업무의 분리”라며 “미래가족부로 이름만 바꾼다고 하는 것은 제 생각엔 다양한 오해를 낳을 수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당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전한 데 대해서는 “저는 우선 어떤 당으로 돌아오시는지가 되게 궁금하다”며 뼈 있는 말을 했다.
그는 “지금 합당이 진행 중에 있는데 인수위가 마치면 합당이 완료됐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안철수 대표의 역량이라고 하는 것은 당에서 다양한 직위에서 발현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